[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소위 ‘정동영 기밀유출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입장이 정부 입장”이라면서 “핵심은 미국으로부터 공유받은 정보를 유출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체류 중인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언론브리핑을 열어 “통일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오픈 소스로 취득하고 있던 것을 얘기했다고 한다. 정부에서도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로 평안북도 구성을 지목해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한국과 공유하는 대북기밀정보를 유출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 하루 50~100장 가량의 대북정보 공유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지난 20일 밤 자신의 SNS인 X(옛 트위터)에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다고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며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 장관의 발언으로 한미 간 정보공유에 차질을 빚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한미 간엔 동맹인 까닭에 더욱 현안이 있을 수밖에 없고, 현재 소통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X에서 언급한 ‘알아봐야겠다’에 언급한 것에 대해선 “후속조치는 있고, 아직까지 진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 간 이 문제에 대해 서로가 출구를 찾는 중이라고 언급하고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정 장관도 직접 소통한 경우도 있고, 외교채널과 저도 미국과 계속 지금의 입장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했으며, “(하지만 한미관계가) 조속히 정상적인 협력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국내에서 과도하게 논란 대상이 되고, 정치쟁점이 된다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데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최 동포간담회에서 행사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2026.4.22./사진=연합뉴스
위 실장은 “한미 간 많은 소통이 있고, 서로가 일종의 출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사실 정치쟁점화되면서 더 복잡하게 된 건 사실이다. 너무 많은 논란이 벌어지면 한미 간 조용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동맹을 정원에 비유하는 말도 있듯이 아주 가까운 관계이므로 현안이 있을 수 있고,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도 그런 과정에 있는 것이지 누적된 이상기류가 지금의 현상을 초래했다고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쿠팡의 한국 이용객 정보유출 문제가 한미 간 안보 협상 진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위 실장은 "쿠팡은 기업의 문제인데, 이 문제가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는 그런 연결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쿠팡의 문제는 법적 절차대로 진행하고, 안보 협상은 그대로 진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으로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안보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저는 그것이 동맹관계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지연시키지 않아야 하고 조속히 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위 실장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이 늦어지는 것을 놓고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중관계 이상설과 관련해서도 “중국과 관계는 탄탄하다. 대만을 어떻게 표기할지에 따라 생긴 문제는 일과성의 작은 이슈”라며 “비서실장의 방중이 무산됐다고 (한중관계 이상기류로) 연결시키는 건 잘못된 픽처”라고 지적했다.
위 실장이 언급한 대만 표기 문제란, 당초 정부는 전자입국신고서에 ‘중국(대만)’으로 표기한 바 있는데, 지난해부터 대만이 이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한 일을 말한다. 최근 정부는 해결책으로 아예 전자입국신고서에서 ‘직전 출발지’와 ‘다음 목적지’ 항목을 삭제했다.
위 실장은 강훈식 비서실장의 방중이 보류된 것에 대해서도 “요소수 때문이었지만 이후 요소수 문제가 해소돼서 우리도 지금은 (방중) 추진 사유가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신임 주한미대사인 미셀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이 대중·대북 강경파여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충돌 우려가 있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평소 그의 생각이나 행보를 잘 아는데 그렇지 않고, 한미관계에서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