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명분은 지방공항 균형발전...항공사 경쟁 부메랑 되나

입력 2026-04-30 15:11:16 | 수정 2026-04-30 15:11:07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정부가 공항 운영 체계 개편과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항공산업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공기업 통합을 통한 효율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정책이 민간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 중복 해소와 운영 효율성 제고가 명분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인천공항의 수익을 지방공항과 신공항 건설에 재배분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정부의 지방공항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간 지방공항은 지역 균형 발전과 관광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속적으로 확충돼 왔지만, 상당수 공항이 수요 부족으로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규 공항 건설과 노선 확대 정책이 반복된 배경에는 지역 민심과 정치적 필요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수요보다 공급 먼저… 지방공항 정책의 구조적 한계

실제 지방공항 정책은 경제성보다 ‘접근성 개선’과 ‘지역 성장 상징’이라는 명분이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1일 열린 ‘지방공항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 협력 포럼’ 역시 지역 관광과 공항을 연계한 활성화 방안 논의가 중심이었으며, 정부는 김해(5월)와 청주(6월) 등에서 관련 포럼을 추가로 이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 기조가 누적되면서 운영 적자라는 부담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됐다는 점이다. 이번 통합 역시 근본적인 수요 문제를 해소하기보다는 인천공항공사의 재원을 재배분하는 방식으로 현 구조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객 수요 회복과 함께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기준 매출 2조9684억 원, 당기순이익 6944억 원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연간 여객 역시 7407만여 명으로 2019년 대비 4.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24년 기준 약 138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무안(-241억 원), 울산(-206억 원), 양양(-224억 원) 등 다수 지방공항이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 노선은 늘면 경쟁 심화 우려… 항공사 부담 커지나

정부는 동시에 ‘항공-관광 원팀’ 정책을 통해 지방공항을 외래 관광객 유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선 확대와 관광 인프라를 연계해 수요를 직접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서는 “수요 검증 없이 공급을 먼저 늘리는 방식은 정책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확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6년도 항공운수권 배분 결과 부산과 청주 등 지방공항에 기존 베이징·상하이 외에도 항저우·청두·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 직항 노선이 신설될 예정이며, 중단됐던 양양공항 국제노선 재개도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시장 자율이 아닌 정책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은 정부 인센티브에 맞춰 노선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이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방공항 노선 확대 과정에서 외국 항공사까지 가세할 경우 비용 경쟁력에서 밀리는 국적 항공사의 수익성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정책은 ‘지방공항 활성화’라는 명분과 달리 항공사에 추가적인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천공항 수익을 기반으로 지방공항을 유지하고 노선을 확대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시장 경쟁력보다 정책 목적이 우선되는 산업 환경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 활성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수요 검증 없이 공급을 확대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시장 왜곡 가능성이 있다”며 “외항사 진입이 확대될 경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국적 항공사의 수익성에는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