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수입차 시장, 외형 성장 속 ‘수익성 경고등’

입력 2026-05-01 10:11:16 | 수정 2026-05-01 10:11:05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이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됐지만 업계 수익성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판매량 증가와 수익성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성장형 불황’ 구조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와 상품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기존 프리미엄 경쟁 구도는 약화되고 실질 구매 가격과 조건을 중심으로 한 ‘가격 민감형 시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사진=미디어펜DB


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8만2120대로 전년 동기(6만657대) 대비 35.4% 증가했다.

성장은 전기차가 이끌었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2만96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35% 증가했고, 시장 확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3월 한 달 기준으로도 신규 등록은 3만3970대로 전년 대비 34.6% 늘어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이러한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 압박은 심화되는 분위기다.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가격 경쟁이다. 현재 테슬라는 보조금 적용 시 4000만 원대 모델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고, BYD는 2000만 원대 초반 가격대를 예고하며 시장 가격대를 한 단계 끌어내리고 있다.

실제 BYD는 국내 진출 1년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주요 모델 가격 역시 2000만~4000만 원대로 형성되며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뚜렷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영향으로 수입차 시장의 경쟁 기준 자체도 변하고 있다. 브랜드와 상품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기존 프리미엄 경쟁 구도는 약화되고 실질 구매 가격과 조건을 중심으로 한 ‘가격 민감형 시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시장 구조 변화는 판매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2026년 3월 기준 브랜드별 판매량은 테슬라 1만1130대, BMW 6785대, 메르세데스-벤츠 5419대로 상위 3개 브랜드가 격차를 벌린 가운데, BYD는 1664대로 4위에 올라서며 추격 구도를 형성했다. 시장이 소수 브랜드 중심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전동화 전환 속 ‘가격 경쟁+비용 부담’ 이중 압박

이에 더해 비용 구조 변화 역시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기차 판매 확대는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 등 추가 투자를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이다.

PwC의 ‘EV 충전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충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프라 구축 및 운영·유지 비용이 수익성 확보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직접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전용 급속충전망인 ‘슈퍼차저(Supercharger)’를 통해 글로벌 기준 5만 기 이상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충전 거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초급속 충전망 구축을 위해 글로벌 합작사 IONITY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전력공사, SK E&S 등 에너지·충전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충전 인프라 접근성을 확보하는 방식이 병행되고 있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판매 경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판매를 넘어 인프라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체계 개편도 시장 변수로 작용한다. 

오는 하반기부터 정부는 보조금 지급 기준을 기존 차량 가격과 성능, 배터리 효율성에 더해 시장 기여도 부문 등을 추가해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이에 따라 일부 모델의 보조금 축소 또는 제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격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보조금 축소 구간에 진입한 모델의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로 판매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수입차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책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수요 쏠림과 가격 경쟁 심화를 유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간 격차 확대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외형은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동반 악화되는 흐름이 점차 고착화되면서 단순한 경기 사이클을 넘어선 ‘구조적 성장형 불황’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은 전동화와 가격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과거와 전혀 다른 경쟁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얼마나 팔았느냐보다 얼마나 남겼느냐가 더 중요한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 확대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비용 구조 개선과 가격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