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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기업경제포럼]기업·정부 위의 노조 천국…사회 갈등·산업 위기 도화선

입력 2026-05-08 15:12:44 | 수정 2026-05-08 16:37:05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들이 노사 갈등에 발목 잡힌 원인은 성과와 무관하게 고착화된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용과 해고의 유연성이 사라진 자리에 노조의 기득권만 남으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디어펜은 8일 오전 서울시의회 제6회의실에서 ‘노동 개혁,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MP기업경제포럼’을 개최했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사법적 리스크와 노사 갈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점검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 시장의 원칙을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들이 노사 갈등에 발목 잡힌 원인은 성과와 무관하게 고착화된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용과 해고의 유연성이 사라진 자리에 노조의 기득권만 남으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현진권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기업들이 노사 갈등에 발목 잡히며 한국 경제의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경영권을 위축시키는 입법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짊어진 사법적 리스크는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곁가지가 아닌 본질을 짚어야 한다”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유주의 원칙을 토대로 나라를 바꿀 수 있기까지 80여년의 시간이 걸렸듯, 우리도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가능케 할 노동 개혁의 원칙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 “미국 노동 투입 13% 늘 때 한국은 제자리…‘정년 안주’가 청년 앞길 막아”

발제자로 나선 박기성 성신여자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자유주의 노동론’을 바탕으로 우리 노동법의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박 교수는 먼저 한국과 미국의 총 근로시간 데이터를 비교하며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꼬집었다.

분석에 따르면 2014년을 100으로 봤을 때 2023년 한국의 총근로시간 지수는 99.9로 사실상 정체된 반면, 미국은 113.0을 기록하며 노동 투입량이 13%나 급증했다. 

박 교수는 “미국은 선진국임에도 생산성 향상과 노동 투입이 함께 느는 역동성을 보이지만, 한국은 노동 공급을 독점한 노조의 과도한 힘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청년 고용 문제와 관련해 “성과와 무관하게 정년이 보장되는 경직된 구조가 ‘설렁설렁 일해도 된다’는 인식을 만들고 청년들의 번듯한 일자리마저 잠식하고 있다”며 “임금과 생산성을 일치시키는 ‘페어니스(Fairness)’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8일 ‘노동 개혁,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953년식 낡은 규제 틀 깨야…‘대체근로 허용’ 등 무기 대등 시급”

박 교수는 1953년 휴전 직전 공포된 근로기준법이 여전히 시장을 억죄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이를 최소한의 기준만 남긴 ‘근로계약법’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임의 고용(at-will)’ 원칙을 언급하며 “사직의 자유가 있듯 해고의 자유도 보장돼야 노사가 대등한 위치에서 자발적인 ‘자유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 간 균형을 위해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금지된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파업은 사업장 밖에서 수행하는 ‘워크아웃(Walk-out)’ 문화 정착 △제조업 포함 전 업종 ‘파견근로 자유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초과근로 면제 제도(White-Collar Exemption)’ 도입 등을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부의 개혁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박 교수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이른바 ‘사회적 합의주의’를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로 흐를 수 있는 위험한 유혹”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갈등에 개입하는 ‘노사 관계의 정치화’를 멈춰야 한다”며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이해당사자를 배제하고 전문가들이 설계한 원칙을 정부가 입법으로 밀어붙이는 돌파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업·정치권 위 군림하는 노조… ‘무법지대’ 된 현장 바로잡아야”

김광동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8일 ‘노동 개혁,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 김광동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노조가 본연의 임무인 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경영권과 인사권까지 장악하며 사실상 기업과 정치권 위에 군림하는 ‘갑’이 됐다고 진단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노조 내에서 벌어지는 비가입자 차별과 폭력적 행위가 정당화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노조가 비가입자에게 업무 배제, 불이익 부여, 왕따, 폭력을 행사해도 사실상 죄를 면해주거나 오히려 승진 등 혜택을 주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주가 노조원에게 같은 행위를 하면 엄중한 형사처벌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본으로 돌아가 노동시장 개혁이 우선 시 돼야 하는데, 이 같은 인식을 바꾸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태정 유튜브 채널 ‘노태정’ 대표가 8일 ‘노동 개혁,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노태정 유튜브 채널 ‘노태정’ 대표는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타파하기 위해선 ‘해고와 고용의 자유’가 보장되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주체는 노동조합이나 사측이 아닌, 개인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자유시장 체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 대표는 정년 문제와 청년 고용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지목했다. 

그는 “정규직 채용 후 워라밸만 즐겨도 해고되지 않는 구조가 정년까지 ‘설렁설렁’ 일해도 된다는 인식을 만든다”며 “해고와 고용의 자유가 보장될 때 비로소 개인이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갈고닦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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