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부동산 양도세 중과가 드디어 현실화됐다. 앞으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려면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팔지 않고 버티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부는 매물을 더 끌어내기 위해 보유세 강화를 고려 중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로 인해 매물 잠김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를 고려 중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본격 재개됐다. 2년 넘게 이어진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규제지역 2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가 가산돼 최고 71.5%의 세율이 적용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에는 30%포인트가 더해져 최고세율이 무려 82.5%에 달한다. 시세차익이 10억 원 수준인 규제지역 3주택자라면 양도세로만 약 7억500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같은 높은 세율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시선이 쏠린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 '매물 잠김'으로, 매물이 줄면 집값이 오를 수 있어서다. 이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도 목격했던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은 2018년 1월~2022년 12월 수도권 71개 시군구 아파트 매매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 증가하면 매매거래량은 6.9% 줄고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매물 잠김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SNS를 통해 "매물 잠김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내릴 것으로 판단되면 누가 말려도 매물을 내놓는 것이 자산시장의 기본 속성"이라며 정부의 공급 확대 의지와 금융 규제 강화를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매물 잠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규제지역 3주택 최고세율이 82.5%인데 누가 팔겠나. 99% 매물이 잠기고 공급 실종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여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매도·매수 희망가 격차가 커지며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신축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물 잠김이 나타나면 이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할 수 있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유예가 끝나면서 다주택자는 매물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며 "신축 공급도 향후 2~3년간 기대하기 힘들어 공급 부족이 극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물 잠김이 전월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처분하거나 신규 임대 공급을 줄이면서 민간 임대 물량 자체가 감소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3% 올라 10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KB부동산의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2.74로, 2015년 말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로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월세 가격이 더 오른다면 주택 매수세를 자극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유력한 카드는 보유세 강화다. 우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장특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보유세와 장특공제 혜택 축소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또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주택양도소득에 양도세 내는 건 당연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시행 시기는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