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이한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저신용자의 고금리 대출 이용 관행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소비자 관점에서 되돌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용등급 기반의 대출금리 산정 관행에 문제의식을 제기했는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공감을 표한 것이다. 이에 장 행장은 신용등급과 금리와의 관계를 되짚어보고, 성실 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을 강화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IBK기업은행은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BK코스닥 붐업 데이' 및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그룹의 지향점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IBK'를 내걸고, 능동적인 은행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변화를 선도하고 가능성을 실현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진=기업은행 제공
장 행장은 "포용금융이 지금 최대 화두인데 신용등급 체계의 문제도 있고, 내부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까 생각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신용등급과 금리와의 관계가 타당한가 그 부분을 내부에서 검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A등급(고신용)·B등급(저신용) 대출자가 있는데 3년 동안 제때 상환했다면 저신용 금융소비자가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한 것"이라며 "똑같이 상환했으면 저신용자로선 불리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 낮은 금리의 자금을 공급하는 것만 포용금융이라 보지 않는다"며 "자금공급 전 주기에 걸쳐 단계별로 도움줄 수 있도록 하는 게 포용금융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건전성 안정적…고환율·고물가 지속시 우려"
또 장 행장은 정부의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본업인 중소기업 및 혁신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생산적금융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장 행장은 현재로선 뚜렷한 건전성 악화가 감지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장 행장은 "현 상황이 약간 타임래그(시차, time-lag)가 있다고 본다. 당장 연체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연체율은 오를 수 있겠지만 관리시스템으로 봐선 현 상황에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고환율이나 고물가가 2~3개월 지속되면, 그 여파(연체율 상승)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노출됐다는 점을 고려해 연체 기업들에게 강한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1분기 순이익 감소에 대해서도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원인이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 1분기 약 7.5% 역신장한 7534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장 행장은 "타 시중은행 대비 순이익에서 차이가 나는데 기본적으로 자산규모에 차이가 있다"면서 "중기대출 쪽에 포션이 많다 보니 시중은행 대비 (충당금을) 평균 2배 쌓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높고 금리가 올라서 수익이 났을 것"이라면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이 전쟁 여파에 얽혀 있어 어렵긴 하다. 과거 경험을 보면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나빠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새로운 미래 열어가는 IBK 만들 것"
장 행장은 이날 그룹의 지향점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IBK'를 내걸고, 능동적인 은행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변화를 선도하고 가능성을 실현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선 생산적금융·포용금융·신뢰금융 등으로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행장은 "기업은행은 첨단·혁신산업에 대한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투자를 확대해 국가 전략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에 자금공급을 늘리고 중소기업의 지방이전을 지원함으로써, 금융 소외지역이 없는 균형 잡힌 성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행은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책임 있는 포용금융을 실천하며, 금융의 공적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금융사고로부터 안전한 소비자 보호체계를 확립함으로써, 반복된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권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가능성을 실현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 행장은 "IBK가 보유한 역량을 한층 더 고도화할 수 있도록, AI네이티브 뱅크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며 "초개인화된 AI뱅킹을 구현하고, AI 지능형 여신심사 체계와 AI 에이전트(Agent) 기반의 업무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글로벌 금융허브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BK코스닥 붐업데이 행사에서 (왼쪽부터)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장민영 IBK기업은행장, 안창국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민경욱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기업은행 제공
IBK금융, 코스닥 상장사 지원 앞장
한편 IBK금융그룹은 이날 IBK코스닥 붐업 데이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와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우량 기업을 시장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코스닥 시장은 상장기업 수와 시가총액 등 외형 성장에도 불구, 모험자본 생태계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량 강소기업은 기관투자자의 낮은 참여와 리서치 정보 부족으로 늘 저평가되고 있다.
이에 IBK금융그룹은 지난 3월 'IBK 코스닥 활성화 TF'를 출범한 바 있다. 은행을 주축으로 캐피탈·투자증권·자산운용·벤처투자 등이 합심해 금융그룹 기반으로 이들 기업의 성장사다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TF는 △코스닥 상장기업 및 정책 분석 보고서 발간 △우량 기업 IR 지원 및 투자자 연계 △IPO 가능성 보유 기업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코스닥 기업의 IR 기회를 확대하고 리서치 보고서 발간을 유도해 시장 신뢰도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IBK자산운용은 이달 중 코스닥 대표기업 150개 종목으로 구성된 'IBK 코스닥 150 ETF'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장 행장은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과 혁신자금 공급을 위한 중요한 시장"이라며 "IBK금융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우량 기업의 가치와 성장성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