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바이오시밀러 성장전략①] "블록버스터 특허 풀린다"...한국, 주도권 정조준

입력 2026-05-22 14:56:14 | 수정 2026-05-22 16:18:24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본격화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은 생산·허가·판매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ADC(항체약물접합체), 유전자치료제, 다중항체 등 차세대 신약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며 사업 구조 고도화에 착수했다. 본지는 특허절벽이 가져온 글로벌 시장 변화와 함께 K-바이오 기업들의 성장 전략, 그리고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기업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다시 한번 도약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은 제품 확대, 직판 강화, 규제 완화라는 세 축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22일 업계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0년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70개를 포함해 약 200개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단순한 복제약 대체 시장을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비용 절감과 환자 접근성 확대를 동시에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누적 절감 효과가 2900억~3830억 달러에 이를 수 있고 2026년과 2027년의 연간 절감액은 각각 1000억 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향후 5년간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절감액이 18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10년간 절감액 560억 달러의 4배를 넘는 규모다. 비용 절감이 곧 처방 확대와 환자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이제 가격 경쟁 수단을 넘어 의료체계 효율화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특허절벽·규제 완화 맞물리며 시장 확대 가속

산업의 흐름을 바꾼 또 다른 변수는 규제 환경 변화다.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보다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신속 심사 근거 마련과 제조변경 관리체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도 변화가 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상업화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는 2024년 기준 전체 바이오의약품 지출의 5%만 차지했지만 이미 누적 750억 유로의 약가 절감 효과를 냈다.

미국에서는 최근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들이 출시 3년 내 원개발약 물량의 6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가 과거처럼 “가격만 낮은 대체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처방 현장에서 빠르게 주류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들에는 이런 변화가 직접적인 기회로 연결된다. 글로벌 특허 만료 품목이 늘수록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 능력, 대규모 생산 역량, 국가별 허가 대응 경험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조건을 가장 먼저 확보한 국가군으로 꼽힌다. 실제로 2024년 말 기준 FDA 누적 바이오시밀러 승인 건수에서 한국은 14개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글로벌 신규 허가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한국 기업 제품 비중이 80%에 달했다는 점도 국내 업계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으로 증명한 성장세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은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450억 원, 영업이익 321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1분기 합산 매출은 5812억 원으로 전체 제품 매출의 60%를 처음 넘어섰고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기존 주력 제품에 더해 후속 제품군이 빠르게 안착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다품목 상업화 기업으로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6년 1분기 매출 4549억 원, 영업이익 144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6%, 12.6%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30%를 웃도는 수준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이어가는 한편 바이오시밀러에서 확보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개별 품목 성공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특허절벽과 규제 완화, 의료재정 절감 압력, 환자 접근성 확대라는 글로벌 흐름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도 한층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과거에는 매출 방어 카드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글로벌 시장 진입의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교두보”라며 “국내 기업들은 이미 개발과 생산, 허가, 판매 경험을 축적한 만큼 앞으로는 단순 점유율 확대를 넘어 산업 주도권 경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