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 금융 규제, 증시, 물가, 기업 초과이윤 분배 문제 등 민생경제 전반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특히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과 관련해 7월께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보유세 낮아…투기 목적 주택 시장 나오도록 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 방향에 대해 "거주 용도로 주택을 가진 경우는 보호해야 한다. 부담이 커지면 안 된다"면서도 "여러 채를 갖고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혀 부동산 세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사진=연합뉴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투기 목적의 주택 부담을 늘려 팔아서 시장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확대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영역에서 신축, 재건축, 재개발 등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 한다. 속도를 빨리 내서 조만간 정리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전세 매물이 줄어들어 발생한 '전세난'에 대해서는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이고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전세 체감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대폭등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고 정상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년간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며 "선거에는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1월부터 구두 개입을 통해서 눌러놓지 않았으면 엄청나게 폭등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 이익, 모든 국민이 혜택...국민연금 엄청 늘어"
이 대통령은 주식 시장 상승과 관련해 "주가 상승의 이익을 누가 받느냐. 대형주 반도체주나 잘 나가는 주식 가진 사람만 받는 건 아니다"며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연금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며 "대충 계산해도 고갈 연도가 24년 늘어났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8000 깨졌으니까 대폭락이 왔다고 누가 얘기할 수도 있는데 2700에 비하면 엄청 올라온 것"이라며 "아직도 저는 약간 저평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지수 5000을 얘기했고, 한 2~3년을 지난 다음 정도 (달성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6개월 만에 이렇게 돼버렸다"며 "신뢰 때문인 것 같다. 새로운 상황을 만든 게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6.6.8/사진=연합뉴스
주가 급등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랐으니까 외환시장에도 영향이 이상하게 미치고 있다"며 "주가가 오르는 게 외환시장의 환율이 오르는 이유가 됐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초과세수, 잠재 성장률 회복 위해 장기 투자"
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인한 초과 세수 활용 방안과 관련해 "초과 세수는 가장 중점적으로는 미래 세대를 위한, 대한민국이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반 세수 취급을 해서 재정 지출로 소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기는 한데 그건 일단 배제해야 할 것 같다"며 "두 번째로 좀 쉬운 방법이 국채 비율을 줄이는 것인데, 빚이 없는 것이 절대 진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조 원의 가치와 10년 후 1조 원의 가치를 비교해 현재 1조 원의 가치가 높다면 써야 한다.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라며 "민간이 할 수 없는, 그러나 꼭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영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초과이윤 분배 논쟁, 신중해야…국제적 단위 논의 필요"
기업의 초과이윤 분배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매우 논쟁적인 사안"이라면서도 "국제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상상한 건 회사 이익이 많이 남으니까 월급을 올려 달라는 것이었지, '영업이익을 나눠 갖자'는 발상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발랄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상황이 도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우리나라만 먼저 도입하면 기업들이 탈출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일부를 떼내라는 사회적 압력이 있다면 투자를 망설이지 않겠나"라며 "어쩌면 법인세를 올리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그것도 아주 불안정하게"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사안을 노동쟁의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경영권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이 문제는 우리나라 안에서만 논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국제 무역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국제적 단위의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사진=연합뉴스
"물가, 국가 가진 역량 최대한 동원...위기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해 "국가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서 상승 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으로, 위기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쟁이 휴전에 이른다고 해도 쉽게 복구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유 수급은 수입처 다변화라든지 안정 대책을 취하고 있어서 87% 이상 수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근본적으로 수급이 완전히 부족해지는 심각한 상황은 저희가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데, 문제는 이 불안정성 때문에 원유 가격의 정상화, (가격이) 과거로 돌아가는 건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 고물가에 대한 대응책이 문제로, 최고가격제 시행이나 비축유 활용, 수입선 다변화에 따른 비용 보전 지원 등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