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의 'K-치킨' 사랑에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업계가 뜻밖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번 방한에서도 BBQ, 깐부치킨 등 외식 브랜드를 '픽'하면서, '젠슨 황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즉흥 방문한 BBQ 홍대입구점 매장 앞에 시민들이 몰린 모습./사진=제너시스BBQ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시구자로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치맥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Nothing is better than 치맥)”라고 말하며 한국 치맥 문화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날 잠실구장 현장에는 엔비디아코리아 직원 및 가족들이 초청됐으며, 엔비디아 측은 BBQ 잠실야구장점에 '크런치 순살크래커' 113박스를 단체 주문했다. 야구 중 화면에서는 황 CEO가 치킨을 먹은 뒤 만족해하는 모습, 부인 로리 황의 치킨까지 넘겨받아 먹는 모습 등이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황 CEO는 지난 5일 저녁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만찬을 마친 뒤 2차 장소로 'BBQ 홍대입구점'을 즉흥 방문했다. 황 CEO 일행은 도착 30분 전에 매장 섭외를 요청한 뒤 직접 걸어서 이동해 홍대입구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BBQ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등을 주문했으며, 황 CEO는 매장 밖 시민들에게 직접 치킨을 나눠주는 팬서비스도 선보였다.
BBQ 관계자는 "잠실야구장 내에 다수 치킨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젠슨 황 CEO가 주문한 것은 BBQ였다"면서 "지난 5일 '치맥 회동'도 인근 매장 대신 거리가 먼 홍대입구점을 찾아 방문했다는 점에서, BBQ가 황 CEO의 입맛을 만족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즉흥 방문한 BBQ 홍대입구점 매장 앞에 시민들이 몰린 모습./사진=제너시스BBQ 제공
황 CEO의 한국 치킨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황 CEO는 지난해 10월 방한에서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치맥 회동을 가졌다. 이번 방한에서 BBQ 홍대입구점 방문과 야구장 내 BBQ 치킨 주문에 이어, 깐부치킨 매장을 다시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났다.
외식업계는 황 CEO가 드러낸 'K-치킨' 선호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에서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BBQ는 국내 프랜차이즈 중 가장 활발하게 해외 사업을 전개 중인 만큼, 이번 '젠슨 황 효과'의 주요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BBQ는 현재 미국 33개 주 300여 개 매장을 포함해, 전세계 57개 에서 약 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엔비디아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 일대에도 약 10분 거리 내에 BBQ 매장 4곳이 포진해 있다. BBQ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매장 5만 개, 미주 지역에서만 1만 개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내건 만큼, '젠슨 황 픽'으로서 기대 밖의 홍보 효과에 웃음 짓는 모습이다.
BBQ 홍대입구점 매장 내부에 전시된 젠슨 황 CEO의 방문 기념 사인./사진=제너시스BBQ 제공
글로벌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린 황 CEO의 행보는 유통가에서도 실제 파급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황 CEO가 방한 첫날 시민들에게 선물한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6~7일 양일간 전점 기준 팔도 '비락식혜'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의 매출은 전주 동요일 대비 각각 11%, 10% 급증했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 글로벌 빅테크 CEO의 노출만으로 나타난 성과다. BBQ 역시 이번 '젠슨 황 효과'에 힘입어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확대 모멘텀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유명 글로벌 빅테크 CEO가 직접 맛을 공인하고 재방문하는 모습을 노출하는 데서 오는 소비자 인지도와 신뢰도는 수백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효과"라며 "K-치킨이 북미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하는 데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