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CJ그룹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식품과 콘텐츠에 이어 뷰티·웰니스 수요 공략에 나서며 ‘K-라이프스타일’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진출에 나선 CJ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청사진이 한층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올리브영 패서디나점 개점 현장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CJ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내 복합쇼핑몰인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미국 2호점을 개점했다. 매장이 자리 잡은 곳은 미국 서부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베벌리힐스와 럭셔리 쇼핑거리인 로데오드라이브 인근으로 반경 10 ㎞ 안에 벨에어, 브렌트우드, 웨스트우드 등 고급 주거지역이 있는 프리미엄 상권이다.
올리브영 2호점은 개점 당일 새벽부터 100m가 넘는 대기줄이 형성되는 '오픈런'이 펼쳐지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29일 미국 첫 매장인 ‘패서디나점’ 개점 당시에도 400m에 달하는 대기 행렬이 생기고, 현지 언론사가 헬기까지 동원해 현장 생중계에 나서는 등 현지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올리브영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흥행 비결로 꼽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K-스킨케어 루틴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국내 표준 매장보다 스킨케어 매대를 1.5배 넓혔으며, 무료 피부 진단 서비스인 ‘스킨 스캔’과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더 뷰티 랩’ 등을 도입해 단순한 제품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형 뷰티 놀이터’로 차별화했다. 특히 전용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인 ‘O.Y 멤버스’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탄탄한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국내 올리브영이 멤버십 회원을 위한 혜택을 단순 할인을 넘어서 체험형 서비스와 제휴 이벤트로 다양하게 확장한 것처럼, 미국에서도 회원 대상으로 여러 가지 서비스와 이벤트를 준비해 ‘올리브영 팬덤’을 육성할 것”이라면서 “매장 운영, 상품 큐레이션, 프로모션 등을 미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현지화해 ‘로컬 뷰티 리테일러’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미국 센추리시티점 외부 전경./사진=CJ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의 북미 영토 확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내세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선도 기업’ 목표와 맞닿아 있다. 그룹 글로벌 전략 거점이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식품·콘텐츠·물류에 이어 뷰티·웰니스 사업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확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 회장은 전 세계적인 'K웨이브'에 발맞춰 그룹 핵심 사업군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세계 각국 소비자들이 한국 문화와 상품에 전례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를 '글로벌 기업'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회장은 2024년 중동, 2025년 일본, 미국, 유럽 등을 직접 오가는 현장경영을 펼치며 해외사업의 속도감을 높여 왔다. 올해도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텍사스주 CJ컵 참관에 이어 미네소타주 슈완스 본사, 캘리포니아주 올리브영 매장까지 미국 전역을 직접 누비며 사업 현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올리브영 패서디나점 개점 현장에서 "CJ는 화장품 회사만이 아니다. 우리는 음식도 판다. 우리는 우리를 라이프스타일 회사라고 말한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그 무엇이든, 우리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회사"라며 "미국 고객들에게도 K-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제일제당 식품 미주 법인에서 슈완스 냉동피자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CJ 제공
CJ그룹은 북미에서 CJ제일제당과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비비고 등 식품 사업을, CJ푸드빌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를 앞세워 외식 사업을 전개 중이다. CJ대한통운은 미국 17개 주에서 7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CJ ENM도 K팝 콘서트 KCON, 미래 극장 포맷 SCREENX·4DX 등 콘텐츠 사업을 확대해 왔다. 기존 사업들을 바탕으로 현지 K-컬처 선호도를 쌓아온 만큼, 이번 올리브영 진출을 통해 식품과 외식, 콘텐츠부터 뷰티·웰니스까지 아우르는 소비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북미 시장 안착이 CJ그룹 글로벌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브영은 강력한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기존 계열사들이 구축한 K-컬처 브랜드 자산을 한데 모아 선보이며 그룹 전반의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올리브영이 국내 유망 중소 브랜드들의 글로벌 관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면서, 'K-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세계인의 삶과 일상 속에 녹아드는 장기적 라이프스타일로 확산하는 데 핵심적인 축을 담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CJ그룹 측은 “북미는 CJ 글로벌 사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지속 확대하고 식품·뷰티·콘텐츠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