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정부의 보조금과 예산 지원에 의존해 온 기존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으며, 진정한 지역 성장을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촘촘한 규제 장벽을 뚫어내는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고 '민간 자본'을 적극 유치하는 시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에서 '새 지방정부에 바란다: 자유분권으로 지역개발하자'를 주제로 열린 열린 MP기업경제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에서 '새 지방정부에 바란다: 자유분권으로 지역개발하자'를 주제로 열린 열린 MP기업경제포럼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5대 관문 묶인 규제 지옥… 중앙 정부 흔들 돌파구는 결국 '지방 콘텐츠'"
양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지방 개발의 현실을 '사방이 꽉 막힌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구조에서는 지역에 말뚝 하나 박으려 해도 기초지자체 산업개발계장부터 시작해 중앙부처까지 전부 조아리고 규제의 틀 속에 묶여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입지·영향평가·토지이용·특수사업·재정 등 중앙정부의 '5대 관문'과 '10대 쟁점'이 버티고 있어 지자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의미다. 양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법 개정만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난 '지방의 기획력'이다.
양 교수는 "중앙정부는 예산의 큰 얼개만 잡을 뿐, 실제 지역을 채우는 '콘텐츠'는 지방이 만드는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시의회가 무수한 규제 틀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이를 피해 가거나 역이용하는 선제적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오히려 역으로 중앙정부와 정치를 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수많은 난관을 뚫고 성공시킨 '청계천 개발' 같은 강력한 지방 리더십이 필요한다는 설명이다.
◆ 국가 재정 의존 탈피… "지자체가 리스크 선제 해결해 민간 투자 끌어와야"
지방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재정 부족에 대해 양 교수는 중앙정부의 보조금을 따내기 위해 공모 사업에 목매는 지자체들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준 재정을 투여하는 투자 선도 사업이나 맞춤형 사업은 아주 감질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 돈만 바라보면 하세월이기 때문에 결국 '민간 자본 유치'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인허가 등 다양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매니지먼트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 교수는 "사업 착수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행정적 리스크 요인들을 분석해 지자체 역량으로 미리 해결해 준 뒤 투명하게 계약을 맺어야 대형 금융 자본(캐피탈)이 자발적으로 들어온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도시계획상 철저한 인프라 기부채납과 공공환수 시스템을 설계해 둠으로써 세간의 특혜 시비를 원천 차단하는 정교한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세금 깎아주는 유인책은 하책… 리콴유 '밸류업(Value-up)' 모델 벤치마킹해야"
일부 지자체가 기업 유치를 위해 무분별한 세금 감면 정책에 매달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양 교수는 단기적인 세제 혜택보다 인프라 혁신을 통한 지역의 근본적인 가치 상승이 더 강력한 유인책이라고 보았다.
양 교수는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Lee Kuan Yew) 전 총리의 '나라 만들기' 철학을 예로 들며, “기업들에게 자꾸 세금을 깎아주려고 하지 말고, 정당하게 세금을 걷되 그 재정으로 세계 최첨단의 공항, 항만, 주거 환경, 도로 교통망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기업이 더 많은 부아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너도 먹고 나도 먹자’는 밸류업(Value-up) 개념으로 접근해야 시민을 설득하고 자본을 끌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양 교수는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대규모 개발 사업 역시 이 같은 민간 자본 중심의 밸류업 리더십을 발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