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음달부터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이 적용되면서 보험 영업 관행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고액 정착지원금과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부당승환과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00%룰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해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판매수수료 대부분이 선지급돼 설계사의 계약 유지관리 유인이 부족했다. 또 기존 선지급 수수료 외에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되는 유지관리 수수료(보험계약 유지 시에만 지급)를 신설해 설계사들의 계약 유지관리 서비스 대가로 지급한다. 계약유지 기간이 5∼7년이 되면 '장기유지관리 수수료'도 추가로 지급한다.
다음달부터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이 적용되면서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부당승환 계약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Gemini 생성 이미지
그동안 보험사와 GA들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정착지원금과 수수료를 앞세워 설계사 영입 경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부당승환’에 대한 지적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소비자는 기존 계약을 해지하면서 보장 공백이나 해지환급금 손실을 입는 반면 설계사는 새로운 계약에 대한 높은 초년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불완전판매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확대 시행을 통해 이러한 영업 관행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뿐 아니라 대다수 설계사가 소속된 GA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험사와 GA 간 규제 수준 차이로 인해 일부 설계사가 높은 정착지원금을 찾아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움직임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설계사 영입 경쟁이 이전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단순히 높은 선지급 수수료를 제시하기보다 교육 시스템, 디지털 영업 지원, 고객관리 서비스 등 장기적인 경쟁력이 설계사 확보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 GA들은 내부 관리 체계와 준법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생산성 중심의 영업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장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수료 지급 구조가 바뀌면서 설계사들의 초기 소득이 감소할 수 있고, 신규 인력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소 GA의 경우 대형사에 비해 자금력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설계사 확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규제가 오히려 편법 영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공식 수수료 외에 각종 지원금이나 마케팅 비용 등 다른 방식의 보상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국의 지속적인 점검과 시장 모니터링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설계사들의 소득 감소와 영업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모집 질서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보다 계약 유지율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 문화가 변화할 경우 보험사와 GA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편법적인 보상체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