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 신규 대출금리를 둘러싼 산정 방식이 다음 달부터 달라진다. 일부 법적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되면서 차주의 금리 부담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인하 효과는 은행별 대출 포트폴리오와 상품별 금리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차주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신규 대출금리를 둘러싼 산정 방식이 다음 달부터 달라진다. 일부 법적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되면서 차주의 금리 부담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30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개정 은행법과 은행법 시행령이 시행된다. 이번 개편은 은행이 부담하는 법적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출연금을 납부해 왔다. 이들 출연금은 기업대출 등 일정 대출을 취급할 때 발생하는 법정 비용으로 상당수 은행은 이를 가산금리 산정 과정에 반영해 왔다. 정책보증의 수혜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반면 금융당국은 은행이 부담해야 할 법적 의무까지 대출금리에 포함하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관련 제도를 손질했다. 개정 은행법과 시행령은 지급준비금과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증기금 출연금도 보증부대출은 일부, 비보증부대출은 전면 반영을 제한했다. 이번 제도는 7월 1일 이후 새로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대출계약부터 적용된다.
다만 곧바로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는 이미 대부분의 은행이 대출금리 산정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보증기금 출연금 역시 상품별 반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며 은행권이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점도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3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5조8000억원 확대됐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전월 2조원 감소에서 5조3000억원 증가로 전환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응해 지난 11일 '가계부채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하고 금융회사별 대출 증가세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축소하고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 상태다.
실제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축소했으며, 신한은행은 일일 신용대출 접수량을 관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 취급을 한시 중단했고, NH농협은행도 일부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 제한과 만기를 축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4.4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p) 올랐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01%p 상승했다.
이번 제도는 은행이 부담하는 법적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의미가 있지만, 실제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와 조달비용, 가산금리 운용, 가계대출 관리 기조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되는 만큼 차주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폭은 상품과 은행별로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는 분석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