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업용 설계 소프트웨어 '솔리드웍스(SOLIDWORKS)' 판매사들의 가격담합을 적발했다. 국내 판매망을 사실상 독점한 업체들이 최저 판매가격과 거래처를 사전에 나눠 관리하며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산업용 설계 소프트웨어 '솔리드웍스(SOLIDWORKS)' 판매사들의 가격담합을 적발, 제재를 가했다./사진=미디어펜
공정위는 9일 솔리드웍스 판매사업자 8곳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억7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제재 대상은 노드데이타, 메이븐, 솔코, 웹스시스템코리아, 위버맨시, 케이앤솔루션, 한영솔루텍, 프리즘 등 8개 업체다. 이들은 국내 솔리드웍스 제품 판매시장을 사실상 100% 점유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21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사장단 회의와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솔리드웍스 제품군의 최저 판매가격을 정하고 기존 거래처를 서로 침범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특정 업체가 먼저 영업을 시작했거나 기존에 거래하던 고객에게는 다른 판매사가 영업하지 않기로 하고 해당 고객으로부터 견적 요청을 받을 경우 일정 금액 이상으로 견적을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담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판매사들은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최저 판매가격과 유지보수 가격을 추가 인상했고, 세 차례에 걸쳐 거래처 보호 기준도 확대했다.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내부 제재도 운영했다. 최저 판매가격보다 낮게 판매한 업체에는 차액을 부담하도록 했고, 위반 사례가 반복된 업체는 협의회에서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담합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담합의 배경에는 유통 구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쏘시스템코리아는 과거 판매사별로 특정 고객에 대한 독점 영업권을 인정하는 정책을 운영했지만, 공정위 제재 이후 2020년 말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판매사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자 수익 감소를 막기 위해 최저가격과 거래처 보호를 공동으로 정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실제 담합 기간 솔리드웍스의 주력 제품인 CAD 소프트웨어 평균 판매가격은 2021년 2분기와 비교해 2023년 3분기 기준 53.8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CAD 제품은 전체 솔리드웍스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솔리드웍스는 기계·자동차·가전·의료기기 등 제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소프트웨어다. 설계(CAD), 생산(CAM), 해석(CAE), 제품 데이터 관리(PDM) 기능 등을 제공하는 산업용 핵심 소프트웨어로,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비용이 높아 시장 진입장벽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담합이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격 경쟁을 제한한 행위로 본다"며 "향후에도 기업 활동과 밀접한 소프트웨어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