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국내 증시의 랠리를 주도하던 반도체 투톱이 조정을 받는 사이, 갈 곳 잃은 투자금들이 새로운 피난처를 찾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에 집중됐던 수급이 그동안 소외됐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은행, 식음료, 화장품 등 경기 방어주로 흩어지며 뚜렷한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의 랠리를 주도하던 반도체 투톱이 조정을 받는 사이, 갈 곳 잃은 투자금들이 새로운 피난처를 찾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12.73% 곤두박질치는 동안 KRX 은행지수는 오히려 6.96% 뛰며 강력한 주가 방어력을 과시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1.76%, 18.90% 폭락한 것과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신한지주(11.31%)를 필두로 KB금융(7.89%), 하나금융지주(5.07%), 우리금융지주(4.60%) 등 주요 금융주가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금리 인상 수혜 기대감과 더불어 1배를 밑도는 주가순자산비율(PBR), 9.2% 수준의 양호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황에 강한 식음료 업종과 글로벌 수출 호조를 누리는 화장품주 역시 하락장의 든든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음식료·담배 지수가 7월 한 달간 5.25% 상승한 가운데, 65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오리온은 코스피가 10.40% 내리꽂힌 최근 3거래일 동안 역으로 2.93% 올랐다.
올 상반기 70억달러(약 10조6000억원)라는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한 화장품주 역시 뷰티스킨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잇츠한불과 마녀공장 등이 가파른 급등세를 연출하며 지수 하락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주도주 교체 징후는 글로벌 증시에서도 동일하게 감지되고 있다.
미국 CNBC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최근 방송을 통해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AI 하드웨어 생태계 전반의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고 짚었다. 반면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 초대형 기술주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쪽으로 강력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의 자금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선 단기적으로 실적 대비 저평가·소외주 중심의 순환매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코스피 8000선 전후에서는 반도체 등 주도주에 대한 매집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