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내년도(2027년)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기한을 지나 장기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9일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제7차, 제8차에 이어 제9차 수정안까지 제출하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간극은 최종 690원까지 좁혀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이어갔다./사진=미디어펜 유태경 기자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이어갔다.
회의 중 이어진 협상에서 노사 양측은 조금씩 양보안을 내놨다. 제7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1만1350원(전년 대비 10.0% 인상), 경영계는 1만490원(전년 대비 1.6% 인상)을 제시하며 격차를 860원으로 줄였다. 이어 제8차 수정안에서는 노동계가 1만1250원(전년 대비 9.0% 인상), 경영계가 1만520원(전년 대비 1.9% 인상)을 제출해 격차는 730원까지 좁혀졌다. 최종적으로 제출된 제9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1만1220원(전년 대비 8.7% 인상)을, 경영계는 1만530원(전년 대비 2.0% 인상)을 각각 제시했다.
이로써 노사 간 최종 격차는 690원까지 축소됐으나, 한 자릿수 후반대 인상률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2%대 최소 인상을 주장하는 경영계의 입장 차는 끝내 좁혀지지 못했다.
이날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노사 양측은 현재의 경제 위기를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근로자위원은 고유가와 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와 청년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최저임금의 과감한 인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위원은 "지난 3년간의 저율 인상 과정에서 내수 침체와 악순환을 경험했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이야말로 민생 안정과 내수 회복을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물가상승률 2~3%대는 체감물가와 다르다"며 공익위원들을 향해 "노사 합의를 기다린다는 핑계로 촉진 구간 제시를 미루는 것은 결국 시간 끌기로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고율 인상이 자영업자와 영세 소상공인의 고용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속도 조절과 동결 수준의 안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위원은 "우리 최저임금이 이미 높은 수준 도달해 있고 이를 감당해야 하는 현장 지불능력은 한계 상황에 놓였다"며 "과거 동일 비율 인상일지라도 최저임금이 높은 수준에서는 자영업자와 고용 시장이 우리 허리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가계 소득과 소비에 별다른 영향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근로자의 실질적 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제도 사업주에만 무거운 짐을 지울 게 아니라 근로장려금과 생활 안정 지원을 포함한 정부 사회 안전망 등 전략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맞섰다.
권순원 공익위원장은 "최저임금의 주인은 우리 노동자와 사용자들이고, 공익위원은 노사가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 합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정하는 역할이 주요한 역할이라 판단한다"며 "가급적 오늘 마무리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성재민 공익위원도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 의견에 한 걸음 다가서고 실질적 진전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위원 27명 전원 참석했다.
양측의 9차 수정안 제출 이후에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함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4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