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삼전닉스 레버리지' 또 다시 논란…'상장폐지' 주장까지

입력 2026-07-14 14:27:29 | 수정 2026-07-14 14:32:24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거친 파동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을 연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변동성의 중심에 놓여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논란이 재차 대두되고 있다. 해당 상품 상장 이후부터 국내 증시 혼란이 더욱 커진 데다 비중 조절에 실패한 투자자들의 손실 사례가 누적되고 있어 해당 상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거나 아예 상장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전개되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가 거친 파동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을 연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변동성의 중심에 놓여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논란이 재차 대두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 코스피 지수가 장중에도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당장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위아래로 격렬한 움직임을 반복하며 7000선 밑에서 진폭이 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시가총액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기업들의 주가 또한 거침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외로 유출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취지로 지난 5월 27일 화려하게 데뷔한 지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비정상적으로 증폭시키고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눈덩이처럼 불리는 상황이 이어지자, 급기야 진입장벽 강화 수준을 넘어 ‘상장 원점 재검토’와 ‘상장폐지’를 단행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그리고 금융투자업계까지 공통으로 우려하는 지점은 이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닌 막대한 자금 흡수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 교란 효과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를 강력히 주장하며 "현재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구조인데, 여기에 2배 레버리지를 유도하는 상품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상품군에 몰린 자금 규모는 무려 212조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자금 쏠림은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취약성을 정면으로 자극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의 기초자산 변동률을 정확히 2배로 추종해야 하기 때문에, 장 마감 시점에 당일 주가 변동에 맞추어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일일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단 두 종목에 대규모 자금의 일일 리밸런싱과 그에 따른 차익거래가 매일 반복되면서 개별 종목은 물론 코스피 전체의 등락 폭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실적과 주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일 주가는 하루 만에 6.92% 급락했고 8일 장중에도 7% 이상 폭락하는 등 기이한 수급 상황이 연일 연출됐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매매 기류가 시장을 완전히 지배해 버린 모습이다.

상품 출시 이후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최고점 대비 각각 18.3%, 24.5%씩 밀렸고, 코스피 6800선마저 붕괴된 지난 13일에는 시중에 출시된 관련 ETF 14종 전체가 일제히 상장 이후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배 수익을 노리고 공격적으로 진입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특히나 레버리지 상품은 1배수 상품이 원금 회복 수준으로 올라오더라도 2배수라는 특성상 손실구간이 계속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현재 국내 증시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는 폭락하고 하루는 기술적 반등을 하는 등 극심한 등락을 반복하는 횡보·조정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수익을 내기가 극단적으로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기초자산이 향후 전고점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원금을 전혀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식투자를 최근부터 시작해 비중 조절과 위험 관리에 미숙한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이 구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진입했다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은 것이다.

결국 상장폐지 주장까지 나온 상태에서 당국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실적으로 당국이 강제 상장폐지 카드를 꺼내 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행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상 거래량 미달이나 자본잠식 등 명확한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정상 상품을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소급 적용해 강제 퇴출하는 것은 법적 소송 등 거센 후폭풍을 낳을 가능성이 있기에 그렇다.

다만 해당 상품 거래를 위한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절차는 가능해 보인다. 예를 들어 해당상품 거래를 위한 기본예탁금 기준을 현행보다 대폭 상향 조정하거나 사전 의무교육 이수 시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증권사 거래 시스템(MTS·HTS) 내에서도 위험 고지 문구를 보다 직관적이고 강력하게 의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의 폭등 상황만 보고 주식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횡보·하락구간 대응이 전혀 안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거래 놀이터로 전락해 버린 삼전닉스 레버리지 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 측면에서도 걷잡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