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현장의 고용 기반이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퇴직공제 신규 가입공사가 줄고 건축 부문의 현장 위축이 두드러지면서 퇴직공제 적용 근로자 수보다 공제부금 적립일수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불황의 충격이 ‘사람 수’뿐 아니라 현장에서 쌓이는 근로일에도 번진 모습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현장과 건축공사가 줄면서 건설근로자 수도 감소한 가운데, 퇴직공제 적립일수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현장 고용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간한 ‘2025년도 사업연보’에서 지난해 퇴직공제 피공제자는 149만2254명으로 전년 168만365명보다 1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제부금 적립일수는 1억6161만3574일에서 1억3448만4630일로 16.8% 줄었다.
피공제자보다 적립일수 감소폭이 5.6%포인트 더 컸다. 공제회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신규 가입공사 감소와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건설사 경영 악화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지난해 퇴직공제 신규 가입 공사는 7만6901개소로 전년보다 4245개소(5.2%) 감소했다. 공제부금 납부액도 9468억원에서 8227억원으로 13.1% 줄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새로 퇴직공제에 들어오는 현장이 줄면서 근로자들의 적립 실적까지 함께 위축된 셈이다.
특히 건축 부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건축공사 퇴직공제 납부사업장은 3만2010개소로 전년보다 14.0% 줄었고 납부액도 6538억원으로 16.5% 감소했다. 반면 토목공사 납부사업장은 4만978개소로 2.2% 증가했고 납부액도 1689억원으로 2.9% 늘었다. 건설경기 부진 속에서도 건축과 토목의 퇴직공제 납부 실적은 엇갈렸다.
현장 위축의 영향은 연간 적립일수가 많은 근로자층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연 252일 이상 적립자는 2023년 13만5086명에서 2024년 15만697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0만6835명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29.1%다. 전체 피공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0%에서 7.2%로 낮아졌고, 이들의 적립일수도 29.7% 감소했다.
반면 연 50일 미만 적립자는 전년보다 8.3% 감소해 전체 피공제자 감소율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0%에서 47.6%로 높아졌다. 50일 이상 150일 미만 적립자는 9.5%, 150일 이상 252일 미만은 12.6% 각각 줄었다. 전체 피공제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적립일수가 많은 구간에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적립일수 분포도 상대적으로 낮은 구간 쪽으로 이동했다.
건설업 전반의 부진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생산은 전년보다 1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는 19만3000명 증가했지만 건설업 취업자는 194만명으로 12만5000명(6.1%) 줄었다. 전체 고용이 늘어난 것과 달리 건설업에서는 생산과 취업자가 동시에 뒷걸음질쳤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을 비롯한 건축 공사 물량이 줄면서 새로 투입될 현장이 예전보다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현장 자체가 줄다 보니 근로자 수뿐 아니라 한 근로자가 연중 일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