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8월 자동차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6년 만에 완전히 바뀐 아반떼를 시작으로 팰리세이드는 지붕을 높이고 아웃도어 감성을 더했으며, 기아의 대표 RV들은 일제히 검은색 옷을 입었다. MINI는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와 손잡으며 기존 모델에 새로운 감성을 입혔다.
미디어펜 산업부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관 산대리. /사진=AI 생성
변화의 방식은 달랐지만 방향은 비슷했다. 새로운 차종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시장에 안착한 모델의 공간과 디자인, 편의사양, 감성까지 손보며 새로운 구매 이유를 만드는 모습이다. 기존 모델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품 가치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 두드러졌다.
최상위 시장에서는 또 다른 방식의 변화가 나타났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을 세계 최초 공개하며 럭셔리 영역을 한 단계 확장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랫동안 브랜드를 대표해 온 S-클래스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대대적으로 손보며 플래그십의 상품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 6년 만에 확 바뀐 아반떼…익숙한 이름, 상품성은 '급'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에 들어갔다. 6년 만에 선보인 8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가솔린 2.0과 1.6 하이브리드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 2398만 원,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3042만 원부터다.
신형 아반떼는 세대교체를 거치면서 디자인부터 공간, 안전·편의사양까지 상품 전반을 대폭 손봤다.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인 '아트 오브 스틸'을 바탕으로 펜더의 볼륨과 정교한 선을 강조했고, 차체 크기도 과거 중형 세단 수준으로 키웠다.
특히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기본 트림부터 적극 적용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기본화했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워크 어웨이 락 등도 기본 제공한다. 상위 사양에서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2와 기억 후진 보조, 디지털 키2 등으로 선택 폭을 키웠다.
안전성도 강화했다. 10개 에어백과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차로 유지 보조2,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을 기본 트림부터 적용했으며 주요 제어기에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한다. 익숙한 국민 준중형 세단의 이름은 유지하면서도 상품성을 상위 차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 공간 넓히고 개성 더하고…주력 모델의 '이유 있는 변신'
8월에는 이미 시장에서 익숙한 모델에 새로운 쓰임과 개성을 더하는 시도도 잇따랐다. 기존 모델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디자인과 감성 요소를 차별화해 상품 구성을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2027 팰리세이드'와 함께 하이루프, XRT, 블랙 잉크를 선보였다.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의 SUV 기반 하이루프는 기존 팰리세이드보다 루프를 240㎜ 높이면서 전고를 2005㎜로 설계했다. 21.4인치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앰비언트 무드램프 등을 적용해 공간 활용성과 2열 승객의 편의성을 강화했다.
XRT와 블랙 잉크는 디자인으로 성격을 달리했다. XRT는 전용 20인치 휠과 라디에이터 그릴·클래딩·루프랙 등을 적용해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했고, 캘리그래피 기반의 블랙 잉크는 21인치 블랙 휠과 전용 내·외장 디자인으로 고급감을 더했다. 같은 팰리세이드 안에서 공간과 아웃도어, 프리미엄 디자인이라는 서로 다른 수요를 겨냥했다.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블랙 에디션./사진=기아 제공
기아는 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 등 대표 RV 3종에 '블랙 에디션'을 추가했다. 시그니처 트림을 기반으로 다크 메탈과 블랙 유광 소재, 전용 휠, 블랙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등을 적용하고 전용 디지털 테마까지 마련했다. 동시에 2027년형 모델에는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확대했다. 스포티지는 전 트림에 12.3인치 내비게이션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을 기본화했고, 쏘렌토와 카니발도 충전·편의사양을 보강했다.
MINI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감성적인 변화를 택했다. 오는 10월 공식 출시하는 '더 MINI 쿠퍼 폴 스미스 에디션'은 쿠퍼 C 3도어·5도어·컨버터블 C를 기반으로 노팅엄 그린과 시그니처 스트라이프, 전용 시트와 디지털 테마 등을 적용했다. 총 150대 한정으로, 성능 변화보다는 디자인과 희소성을 앞세워 기존 쿠퍼에 새로운 매력을 더했다.
팰리세이드와 기아 RV, MINI가 보여준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방향은 같다. 기존 모델의 인지도와 기본 상품성을 유지하면서 공간과 쓰임, 디자인과 감성 등 서로 다른 요소를 더해 선택의 폭을 세분화했다. 익숙한 모델을 낯설게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구매 이유를 만드는 상품 전략이 8월 신차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 럭셔리 영역 넓힌 GV90, 진화한 S-클래스
주력 모델들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 가운데 최상위 시장에서는 브랜드의 상품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각기 다른 움직임이 이어졌다. 제네시스는 새로운 플래그십을 통해 럭셔리 영역을 확장했고, 벤츠 코리아는 기존 S-클래스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며 플래그십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과 'GV90 네오룬'을 세계 최초 공개했다. GV90은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용 eMP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초대형 SUV에 요구되는 공간성과 주행 성능, 승차감에 제네시스의 전동화 기술과 럭셔리 경험을 집약한 모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과 'GV90 네오룬'./사진=제네시스 제공
123.5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7인승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자체 측정 기준 500㎞다. 350kW급 급속충전에서는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22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출력 490kW, 최대토크 800Nm의 성능을 갖췄다. 기존 GV80보다 상위에 새로운 플래그십 SUV를 배치하면서 제네시스의 전동화·럭셔리 영역을 한 단계 확장했다.
벤츠 코리아는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S-클래스'와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현 세대 S-클래스 차량 구성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약 2700개 요소를 새로 개발하거나 재설계할 정도로 변화 폭을 키웠다. 모델 역사상 최초의 일루미네이티드 그릴을 비롯해 MBUX 슈퍼스크린과 MB.OS 기반 최신 MBUX 등을 적용하며 디자인과 디지털 경험을 함께 강화했다.
국내 고객을 고려한 티맵 오토와 라이브TV+,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등 디지털 서비스도 지원하며 전 라인업에는 27개 센서를 활용하는 MB.드라이브 어시스트를 기본 적용했다. 더 뉴 S-클래스는 6개 라인업으로 1억5400만~2억7000만 원,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3개 라인업으로 3억1700만~4억700만 원이다. 사전계약 시작 약 3개월 만에 두 모델을 합쳐 2500대 이상 계약됐다.
◆ 산대리 최종 진단…"낯익은 이름이 만든 새로운 경쟁력"
지금 주목할 차 : 디 올 뉴 아반떼
8월 가장 주목할 차는 디 올 뉴 아반떼다. 완전히 새로운 이름은 아니지만 6년 만의 완전변경을 거치며 소비자가 알고 있던 '아반떼'의 기준을 새로 세웠다. 차체를 키우고 첨단 안전·편의·디지털 사양을 대폭 적용하면서 준중형 세단의 익숙함 속에 상위 차급에서 기대하던 상품 경험을 담아냈다.
특히 SUV 중심의 시장에서도 현대차가 대표 세단을 완전변경해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격 경쟁력에만 기대기보다 상품성을 끌어올려 세단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눈여겨볼 흐름 : 기존 모델에 더해진 새로운 구매 이유
8월에는 팰리세이드가 하이루프와 XRT·블랙 잉크로 쓰임과 성격을 세분화했고, 기아는 대표 RV에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더했다. MINI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차별화를 꾀했으며 S-클래스는 부분변경임에도 차량 구성 요소 절반 이상을 손봤다. 제네시스 역시 GV90을 새로 투입하며 플래그십 영역을 확장했다.
8월 신차 시장을 관통한 흐름은 '상품 가치의 다변화'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차량에도 공간과 활용성, 디자인과 감성, 첨단 기술 등 저마다 다른 가치를 더하며 새로운 구매 이유를 만들었다. 익숙한 모델의 강점은 유지하면서 이전과 다른 매력을 얼마나 분명하게 보여주느냐가 신차 경쟁의 또 다른 축으로 떠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