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北당규약 전문 공개...통일·민족 문구 통째로 삭제, ‘전시’ 표현 신설

입력 2026-09-03 15:53:11 | 수정 2026-09-03 18:14:10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2월 22일 열린 9차 당대회에서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면서 대남 노선과 통일 노선을 모두 삭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3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언론에 공개한 당규약 전문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북한 헌법에 이어 최고 규약인 당규약에서도 민족과 통일 노선이 삭제된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언론에 공개된 북한의 개정 헌법에선 ‘민족’과 ‘통일’ 표현이 삭제되고 현 북한땅을 영토로 확정하는 영토 조항이 처음으로 신설됐다. 

올해 2월 개정된 ‘2026년 노동당 규약’을 바로 직전 개정된 2021년 당규약과 비교해볼 때 서문에서 ‘조선반도의 민족 자주의 가치, 민족 대단결의 가치를 높이 들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민족의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투쟁한다’의 문구가 통째로 삭제됐다. 이는 북한이 천명한 ‘남북 두 국가론’을 반영한 문구다. 

전략연은 “통일 및 민족 표현 삭제는 북한이 두 국가론을 선언한지 반 년만인 2024년 6월 제8기 10차 전원회의 때 규약 개정으로 이뤄졌던 것이 올해 당규약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당규약에선 ‘조국의 평화통일’, ‘통일 전선’, ‘남조선 혁명’, ‘민족 대단결’, ‘전국적 범위’ 등 통일 및 민족 관련 표현이 삭제됐다. 통일과 관련한 대목이 사라지면서 ‘미제의 침략 무력을 철거‘, ’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와 같은 주한미군 철수나 남측에서 외세을 배격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사라졌다. 남북한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관계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의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지난 25일일 열린 제9차 당대회 폐막 기념 열병식에 딸 주애와 함께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호하는 군중에 손을 내밀고 있는 사진을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2026.2.26./사진=뉴스1


이와 함께 새 당규약엔 선대 수령인 김일성·김정일의 업적을 지우는 대신 당총비서의 권한·권능을 강화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1인 영도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당규약 서문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주체사상에 기초해 전일적으로 체계화된 혁명과 건설의 백과전서이며’란 문구,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수령들을 영원히 높이 모시고’란 문구가 삭제됐다.

다만 북한은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당건설과 당활동의 근본지침으로, 당의 조직사상적 공고화의 기초로 하며’란 문구를 기존 ‘출발점’이란 표현 대신 ‘근본지침’으로 바꿔서 규약에 실었다.

김 위원장이 맡고 있는 총비서직과 관련해 기존 규약에선 ‘수반’이라는 포괄적 규정만 언급했으나 새 당규약에선 총비서의 권한에 대해 회의 소집권, 간부 임면권, 당원 출당권, 부서 해산권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사실상 총비서가 해온 권한이지만 명문화한 것이다.

특히 이번 당규약에 ‘전시’란 표현이 처음으로 들어간 것도 특징이다. 책임일군 임명과 관련해 ‘전원회의에서 선거한다’라면서 ‘전시에는 선거를 하지 않고, 당지도기관 성원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략연은 “북한이 전쟁 대비를 상시화, 정규화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략연은 “개정된 당규약을 보면 전체주의, 집단주의 논리가 선명하게 반영돼있다”며 “북한에서 전체주의가 과거에 상징적인 통치규범이었다면 지금은 실질적인 통치규범으로 달라진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조항 신설은 ‘민족’과 ‘통일’을 삭제한 반대급부이기도 하지만 전시 대비를 규정해 최고지도자 권능을 구체화시키고 통치 규범에 반영한 것은 후계자에게도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민족과 통일을 삭제한 두 국가 방침은 당규약과 헌법뿐 아니라 ‘10대 원칙’에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연은 “북한이 9차 당대회를 계기로 당규약, 헌법, 10대 원칙으로 구성된 통치 규범 재정비를 일단락했다. ‘김정은 시대 2.0’의 통치 규범이 제도화됐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