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신약 청탁 의혹’이 제기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전담 대응팀까지 꾸리며 적극 엄호에 나섰다. 하지만 ‘의원직 겸직·배우자 당직 채용’ 논란에 휩싸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는 당내에서 자진 사퇴 필요성까지 거론되면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신약 청탁 의혹’을 제기하며 김 후보자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가 통화한 녹취 2건을 공개했다. 녹취에는 김 후보자가 양 씨에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관련 사안을 챙겨달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 등이 담겼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공개한 비공개 수사자료의 입수 경위를 문제 삼으며 역공에 나섰다. 한 의원과 수사자료를 제공한 성명불상자를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등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재판 판결문과 검찰의 불기소 판단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만 하는 전형적인 정치검찰식 ‘캐비닛 정치’”라며 “검증을 명분으로 입수 경로조차 밝히지 못하는 자료와 일부 잘라낸 녹취를 동원해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8./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전날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야권 의혹에 대응하기 위한 ‘네거티브 전담 대응팀’을 구성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네거티브는 당에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인사청문회 관련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하나의 팀이 구성돼 활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의원직 겸직 논란에 휩싸인 용 후보자를 두고는 당내에서도 적극적인 엄호보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헌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의원직에서 물러나 후순위 후보에게 자리를 승계해온 관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치적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용 후보자의 배우자 박기홍 씨가 기본소득당에서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맡으며 급여를 받아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족정당’·‘사당화’ 논란도 불거졌다. 용 후보자가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언더조직’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증 쟁점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직을 계속 겸직했던 것은 헌정사에서 찾기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청문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전에 후보자가 무엇인가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7../사진=연합뉴스
다만 민주당이 직접 용 후보자를 엄호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소속인 만큼 1차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기본소득당”이라며 “민주당이 대신 나서서 방어하고 대응하는 것은 기본소득당에 대한 월권처럼 느껴질 수 있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은 민주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지만 김 대표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과도한 공상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도 “당 지도부로부터 지명 철회나 사퇴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의 경우 ‘신약 청탁 의혹’ 관련해 실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특혜나 절차 위반이 있었는지를 놓고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용 후보자의 의원직 겸직 논란은 위법 여부보다는 정치적 관례와 국민 눈높이가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자 의혹은 일부 녹취만으로 청탁과 특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사실관계의 영역”이라며 “야권이 선택적으로 공개한 자료로 의혹을 부풀린다면 민주당도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용 후보자 문제는 불법 여부보다 장관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모두 유지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는 정치적 판단의 문제”라며 “기본소득당 소속 후보자를 민주당이 대신 방어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