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조선·철강 노조 파업 장기화 우려…“위기 속 파업은 공멸”

입력 2026-09-08 15:35:12 | 수정 2026-09-08 15:44:32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조선·철강업계의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는 부분파업에 그쳐 생산 차질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파업 범위가 확대되고 전면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생산·납기 차질과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장기화할 경우 기업 경쟁력과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철강업계의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열린 포스코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 출범 및 2026 단체교섭 출정식 모습./사진=포스코노동조합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이날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2026년 단체교섭 파업 결의식을 열고 사측에 교섭 타결을 촉구했다. 노조 측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포스코 노조는 9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광양제철소 산세공장과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3ZRM 라인을 48시간 동안 멈추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16일부터 120시간 동안 2차 부분파업에 돌입하고, 10월에는 전면 파업까지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 위원장은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회사가 끝내 우리 조합원들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행동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노사 간 대립이 커진 이유는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등을 놓고 양측의 요구 수준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 측의 요구가 과하다며 기본급 2% 인상,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과 근속기념축하금 인상범위 확대 등을 제시했다.

조선업계 내에서도 파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일부터 집행 간부와 교섭위원, 대의원 등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파업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8일에는 1~5지단 조합원이, 9일에는 HD현대일렉트릭과 HD건설기계 지회 조합원이, 10일에는 해양·엔진·지원설계지단과 HD현대미포 조합원이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15일에는 특수선 야간작업 등을 제외한 전 조합이 4시간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임금 인상 폭과 성과급 규모 등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보이면서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공유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달 들어 첫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 측은 조합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 제시안을 보면 기본급 10만5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인상과 격려금 200%+1000만 원 지급, 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당장 타격은 없지만”…장기화 시에는 연쇄 마비 우려

조선·철강업계 노조가 부분파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건조나 생산 일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의 부분파업은 4시간으로 한정돼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조합원이 순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인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포스코 역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재고를 확보해둔 만큼 당장 생산 차질이나 제품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면 파업에 들어가고 장기화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조선의 경우 선박 건조 과정이 여러 공정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특정 공정의 작업 차질이 후속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철강은 생산·출하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면 고객사 공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파업 자체보다 장기화 가능성을 더 큰 변수로 보고 있다.

대외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사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고, 철강업계 역시 글로벌 공급과잉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노사 갈등은 경영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노사가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노조가 기업의 경쟁력 및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조선·철강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 현장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대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하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기업의 경쟁력 저하는 근로자의 고용과 처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가 아직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는 만큼 향후 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힐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포스코 노조 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의 창구를 닫지 않겠다”며 “회사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한다면 언제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의 2차 제시안을 요구하면서 교섭을 통한 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