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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줌인]'새 밭' 일구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성장 DNA 다시 심는다

입력 2026-09-10 10:23:22 | 수정 2026-09-10 10:28:29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주우정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장 공식을 다시 짜고 있다.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고 수익성을 안정화시킨 데 이어 에너지와 공간 등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전사적인 체질 개선을 주도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주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83학번이다.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뒤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법인과 유럽판매법인 등에서 경영관리·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2010년 기아 재무관리실장을 거쳐 2014년 말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재무·원가관리·경영관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2019년 기아로 복귀해 재경본부장(CFO)을 맡았고, 2025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에 공식 선임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최초의 재무 전문가 출신 대표로 꼽힌다. 

주 사장 취임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실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2024년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제설비와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등 해외 현장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 영업손실이 1조2401억 원까지 불어났다. 여기에 안전사고 여파로 주택사업 수주를 중단하는 등 대내외 악재도 겹쳤다.

재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주 사장은 수익성 회복과 원가 경쟁력 제고 등 '내실'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유급 순환휴직과 조직 효율화 등을 통해 인력과 고정비를 조정하고 원가를 낮추는 등 비용 구조를 손질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93.4%로 전년 105.4%에서 12%포인트 개선됐고, 영업이익은 277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도 흑자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2%에서 4.8%로 1.6%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원가는 2조363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5.6% 감소했고, 매출총이익은 3043억 원으로 30.0% 늘었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6.9%에서 11.4%로 4.5%포인트 높아졌다.

기초체력을 다진 주 사장의 다음 목표는 '신성장동력 육성'이다. 지난 7월 가치체계 선포식에서 올해를 '새출발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기존 건설·EPC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공간과 에너지를 결합한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단순히 발전시설이나 산업시설을 시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운영·활용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건설을 통해 공간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그 공간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관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원자력 분야에서는 원자로 핵심 설비 설계 등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85년 원자력부 신설 이후 가동 원전 144건, 부지 조사 22건, 연구시설 및 핵주기 시설 78건 등 총 240여 건의 원자력 관련 설계를 수행,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술사와 협력해 전문 기술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점진적으로 사업 참여 범위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핵융합 에너지 실현 가속화를 위한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 핵심기술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핵융합 분야 연구개발과 기술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공간과 에너지를 결합한 사업 모델은 해외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착공한 미국 텍사스주 힐스보로 태양광발전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지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북미 주요 사업장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산업시설이라는 공간과 재생에너지 생산·공급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지향하는 사업 모델을 보여준다.

최근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한충전) 합병을 결정한 것도 포트폴리오 전환의 연장선이다. 그룹 내 전기차 충전 사업 역량을 통합해 충전 인프라와 에너지 사업을 연결하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플랫폼 사업으로 사세를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부터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운영·유지보수 사업을 수행해 현재까지 약 1만2000기의 충전시설을 구축했다. 유지보수와 관리를 위한 'EVC 통합관제센터'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체질 개선 성과는 시공능력평가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026년도 시공능력평가액은 11조53억 원으로 지난해 10조1417억 원 대비 8636억 원(8.5%) 반등했다. 순위는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올라 2024년(4위) 이후 TOP4에 재진입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6년은 그동안의 고민과 선택을 실행으로 옮겨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가는 '첫해'이자 '새출발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우리의 강점을 공고히 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은 차별화된 미래 기술 확보로 안전과 품질은 어떤 변화 속에서도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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