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신작 개발은 옛말"…게임업계 M&A, '검증된 매출' 사들인다

입력 2026-09-16 15:41:05 | 수정 2026-09-16 15:41:05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게임업계 M&A(인수합병)의 무게중심이 미래 IP와 개발력 확보에서 최근에는 이미 매출과 이용자를 확보한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작 개발에 장기간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검증된 수익모델과 글로벌 사업 기반을 인수해 성장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 CI./사진=카카오게임즈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미투온 지분 39.56%를 약 98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카카오게임즈는 미투온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한다. 새 경영체제 출범 후 첫 M&A로 사업성과와 수익성이 검증된 기업을 편입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신작 대신 ‘검증된 매출’…성장 시간 단축

카카오게임즈가 미투온을 택한 것은 캐주얼과 소셜카지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사업 기반을 확보한 장르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미투온은 지난해 매출 1209억 원, 영업이익 126억 원을 기록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웃돈다. 소셜카지노와 캐주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북미·유럽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신작 개발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보다 빠르게 해외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주목되는 점은 개발력보다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 자체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미투온의 소셜카지노·캐주얼·마인드스포츠 라인업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씨 역시 캐주얼 사업 확장에 M&A를 활용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 3월 독일 모바일 게임 개발·리워드 플랫폼 기업 저스트플레이 지분 70%를 약 3016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저스트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1억7280만 달러, 영업이익 191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의 70%가 북미에서 발생하며 40여 종의 게임과 광고기술 기반 리워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는 앞서 베트남 캐주얼 개발사 리후후와 국내 스프링컴즈 등도 확보했다. 게임 개발사뿐 아니라 이용자 확보와 광고·보상 모델을 갖춘 기업을 편입해 캐주얼 사업 기반을 넓히는 방식이다.

더블유게임즈도 소셜카지노에서 축적한 현금을 캐주얼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튀르키예 캐주얼 게임사 팍시게임즈 지분 60%를 확보한 뒤 올해 4월 13.33%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73.33%로 높였다. 팍시게임즈의 월 매출은 2024년 말 32억 원에서 지난해 12월 77억 원으로 증가했다.

◆ 캐주얼·광고·플랫폼으로 넓어진 인수 대상

3월 판교 엔씨 R&D센터에서 열린 경영전략 간담회에서 박병무 공동대표가 캐주얼 사업 확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최근 M&A 대상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했거나 광고·인앱결제 등 반복적인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유명 IP나 개발 인력만 확보하기보다 인수 직후 실적에 연결할 수 있는 사업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배경에는 대형 신작의 개발 기간 장기화와 흥행 불확실성이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수년간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출시 전까지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기존 사업을 인수하면 매출과 이익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크래프톤은 게임 외 사업까지 M&A 영역을 넓혔다. 크래프톤의 연결 종속회사는 올해 6월 말 77곳으로 1년 전보다 40곳 증가했다. 지난해 넵튠과 일본 광고회사 ADK그룹 등을 인수하며 게임뿐 아니라 광고·콘텐츠 사업도 편입했다. ADK 인수 이후 광고 사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의 19.9%를 차지했다.

다만 M&A가 곧바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수 프리미엄과 영업권·무형자산 규모가 커지면 실적 부진 시 손상차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피인수 기업의 핵심 인력 이탈이나 조직 통합 실패도 변수다.

인수 경쟁이 과열될 경우 매물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M&A 성과는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인수 전 유기적 성장률과 수익성, 인수 비용, 사업 간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은 개발 기간이 길고 흥행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 검증된 이용자와 수익모델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M&A의 규모보다 인수 이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