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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에 대한 믿음이 김현주를 스크린으로 불렀다

입력 2026-09-29 13:48:58 | 수정 2026-09-29 13:48:58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김현주가 연상호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 역을 맡아 상실과 혼란, 불안을 오가는 복잡한 감정을 연기한다.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이 다시 만난 만큼, 이번에는 배우와 감독 사이에 쌓인 신뢰가 작품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 류선우를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김현주는 극 중 아들을 잃은 뒤 AI 프로그램 '낙원의 아이들'을 통해 어린 시절의 아들과 만나며 하루하루를 버텨온 류소영을 연기한다.

김현주와 연상호 감독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과 영화 '정이', '선산'에 이어 '실낙원'까지 함께하며 독특한 세계관과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연상호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때 김현주를 주요 파트너로 떠올릴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는 설명이다.

영화 '실낙원'의 제작 과정에서 연상호 감독과 김현주의 깊은 신뢰가 곳곳에 배어있다./ 사진은 영화 '실낙원'의 제작보고회 장면./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김현주를 향한 연상호 감독의 믿음은 캐스팅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연 감독은 류소영 역에 처음부터 김현주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류소영은 아들을 잃은 슬픔과 기적 같은 재회,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아들이 기억 속 모습과 전혀 다르다는 혼란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인물이다.

연상호 감독은 “너무 강한 연기를 하면 작위적으로 보이고 너무 힘을 빼면 관객이 눈치챌 수 없는 아주 어려운 연기”라며 “영화를 하면서 만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배우에게 이 연기를 맡기고 싶었다”고 김현주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김현주 역시 연상호 감독과의 오랜 신뢰 속에서 이번 작품에 참여했다. 특히 '실낙원'에서 류소영은 한 가지 감정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9년 동안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견디면서 AI를 통해 과거의 아들을 만났던 소영 앞에 어느 날 실제 아들이 돌아온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자신이 기억하는 순수한 소년과는 다른 낯선 존재를 마주하면서 소영의 감정은 다시 흔들린다.

김현주는 이 상황을 두고 “믿기도 어려운 현실이었기 때문에, 낯선 남자가 내 눈앞에 나타난 것 같은 낯설음이 제일 먼저였다”고 설명했다. 기적적인 귀환을 단순한 감격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김현주가 어떻게 표현할지가 영화의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다.

연상호 감독도 김현주의 연기를 통해 류소영이라는 인물이 보다 선명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중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류소영의 복잡한 감정을 관객에게 친절하게 안내하는 인물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공개된 스틸에서도 김현주가 표현할 류소영의 감정 변화가 엿보인다. 문가에 서서 시름과 혼란이 뒤섞인 눈빛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모습에서는 기억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의 심리가 드러난다. 어두운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결연한 표정을 짓는 모습에서는 무너지지 않으려는 소영의 단단함과 불안이 동시에 느껴진다.

김현주에게 '실낙원'은 단순한 차기작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신을 잘 아는 감독, 그리고 자신 역시 깊이 신뢰하는 감독과 다시 한번 새로운 세계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다. '지옥', '정이', '선산'을 거쳐 '실낙원'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두 사람의 신뢰가 이번에는 어떤 연기와 영화적 결과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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