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신화를 접목한 '헤파이스토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강원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국립청년극단이 두 번째 셰익스피어 시리즈 '햄릿'을 들고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이 운영하는 국립청년극단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와 청년 예술인의 공공 무대 진출 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기획된 지역 거점 사업이다. 2026년 초 연극 '미녀와 야수'를 시작으로 올여름 '헤파이스토스 로미오와 줄리엣'을 잇달아 선보이며 강원 지역 공연 예술의 발전 가능성을 입증해왔다.
이번 연극 '햄릿'(제작·주최 (재)국립극단,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재창작 나수민, 연출 신진호)은 오는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첫 포문을 연다. 이어 11월 6~7일 횡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1월 28~29일 강릉아트센터 소공연장, 12월 4~6일 원주 백운아트홀 등 강원도 내 4개 지역을 순회할 예정이다.
국립청년극단이 영월과 횡성, 강릉, 원주 등 강원 4개 지역에서 연극 '햄릿'을 공연한다./사진=국립청년극단 제공
이번 작품은 원작의 핵심 주제인 '복수'를 '소꿉놀이'라는 독창적인 형식으로 풀어내는 점이 특징이다. 장난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놀이판 속에서 내면의 목소리와 마주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이야기는 새벽 성 위 망루에서 선왕의 유령이 발견되며 시작된다. 선왕의 장례식과 왕비 거투루드, 숙부 클로디어스의 결혼식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이한 상황에서 햄릿 왕자는 유령으로부터 아버지를 죽인 진실을 듣게 된다. 진실에 다가설수록 햄릿의 친구들과 연인 오필리어, 성의 병사들과 왕·왕비가 가진 각자의 비극이 복잡하게 얽혀든다.
작품은 유령, 복수, 광기, 극중극 등 원작의 뼈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를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놀이의 형태로 보여준다. 웃음 뒤에 숨겨진 실제 죽음과 비극을 통해 관객에게 낯선 불안을 선사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신진호 연출가는 "원작의 틀은 지키되 아이러니와 놀이로 채워 신선한 긴장감을 주고자 했다"며 "공연을 본 뒤 웃었던 순간들을 돌이켜보며 뜻밖의 논리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출연진은 2026년 국립청년극단 단원으로 선발된 신예 배우들로 구성됐다. '햄릿' 역의 이용우를 비롯해 유현주(오필리어), 홍성민(클로디어스), 유영(거투루드), 안성진(레어티즈), 서혜주(호레이쇼), 채지성(마셀러스), 박진영(바나도), 김련경(로젠크란츠), 이지은(길드스턴), 양희원(디드로) 등 11명의 단원이 원주 연습실에서 2개월간 호흡을 맞추며 밀도 높은 앙상블을 완성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