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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에 갇혔던 김윤석-구교환, 5년 만에 '폭설'에 갇혔다

입력 2026-10-04 09:35:50 | 수정 2026-10-04 09:35:50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김윤석과 구교환이 내전의 포화로 격립됐던 소말리아 모가디슈를 떠나, 이번에는 칠흑 같은 흰 눈으로 가로막힌 시골 기차역에 다시 한번 함께 갇힌다.

배급사 쇼박스는 김윤석과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 영화 '폭설'이 오는 11월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폭설로 인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시골 간이역을 배경으로, 퇴직을 앞둔 고참 역장과 새로 부임한 후임 역무원이 의문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무엇보다 영화계와 관객들의 시선이 집결되는 대목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명의 독보적 배우, 김윤석과 구교환의 재회다. 두 사람은 지난 2021년 류승완 감독의 흥행작 '모가디슈'에서 각각 주소말리아 대한민국 대사 '한신성'과 주소말리아 북한대사관 참사관 '태준기' 역을 맡아 강렬한 첫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36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에 오른 '모가디슈' 이후 정확히 5년 만의 스크린 재회다.

김윤석과 구교환이 영화 '모가디슈' 이후 5년 만에 새 영화 '폭설'로 다시 만났다./사진=쇼박스 제공



두 영화는 거대한 '불가항력의 고립 상황'을 서사의 핵심 동인으로 삼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모가디슈'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일촉즉발의 정치적·군사적 위기 속에서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를 그려냈다면, '폭설'은 폭설이라는 자연재해로 인해 통신과 교통이 끊긴 폐쇄적 공간을 무대로 인물들의 밀실 심리극을 펼쳐낸다.

반면 두 인물이 맺는 관계의 결은 명확한 차이점을 보인다. '모가디슈'에서는 이념과 체제가 다른 적대적 관계에서 생존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아야 했던 불신의 동반자였다면, '폭설'에서는 한 공간에서 교대 업무를 이어나가야 하는 시골 기차역의 선임과 후임자로 등장한다.

김윤석은 평생을 바쳐 일해온 설오역에서 조용한 퇴임을 준비하는 역장 '갑수' 역을 연기한다. 묵직한 존재감과 압도적인 연기 내공으로 서사의 중심축을 잡아온 김윤석은 고립된 공간에서 균열을 맞이하는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구교환은 갑수의 뒤를 이어 설오역으로 새로 부임한 후임 역무원 '현택' 역을 맡았다. 올해 영화 '만약에 우리', '군체', '부활남: 더 레드'와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까지 쉼 없이 내달리며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증명해 온 구교환은 특유의 감각적인 연기 톤으로 극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일상적이고 서분해야 할 선후배 관계는 시신이 발견되는 순간 미묘하고 이상한 관계성으로 뒤틀린다. 눈에 갇힌 기차역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의문의 사건을 두고 두 사람이 주고받을 심리적 밀당과 밀도 높은 연기 시너지가 최고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연출은 독창적인 스타일과 인물 묘사로 평단의 호평을 모은 '소리도 없이'(2020)의 홍의정 감독과 신예 박선우 감독이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올해 '만약에 우리', '왕과 사는 남자', '군체' 등 연이은 흥행작을 배출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쇼박스가 투자와 배급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에 신뢰를 더한다.

5년 전 소말리아의 포화 속에서 인상적인 서사를 써 내려갔던 김윤석과 구교환이 2026년 겨울, 하얗게 고립된 설오역에서 어떤 독창적인 미스터리를 선보일지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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