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8일 밤 발표된다.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어떤 작가에게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안길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중국 작가 찬쉐(殘雪·73)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7)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아시아 작가의 수상 가능성에 문학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오후 1시)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노벨문학상은 다른 주요 문학상과 달리 공식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발표 직전까지 수상자를 둘러싼 추측과 전망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널리 참고되는 자료 가운데 하나는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 오즈의 예상 순위다. 나이서 오즈는 매년 세계적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수상 가능성을 반영한 배당률을 제시하며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8일 저녁 8시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사진은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스웨덴 한림원 건물./사진=미디어펜
올해는 특히 아시아 작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나이서 오즈에서는 중국 작가 찬쉐가 가장 높은 수상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찬쉐는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실험적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카프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그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문체와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작품 세계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중국의 사회와 인간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기괴하고 초현실적인 세계를 통해 인간의 불안과 고독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찬쉐가 실제 수상자로 결정될 경우 중국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해 동유럽권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한림원이 아시아권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작가다.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을 통해 세계적인 독자층을 확보한 그는 일본적 정서와 서구 대중문화, 현실과 비현실을 결합한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하루키는 오랫동안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수상에 이르지 못했다. 올해 나이서 오즈에서 다시 2위권에 오르면서 그의 오랜 ‘노벨문학상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작가 외에도 올해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들은 다양하다. 멕시코 작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61), 스페인 작가 엔리케 빌라-마타스(78), 호주 작가 제럴드 머네인(87)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리베라 가르사는 중남미 여성 작가라는 상징성과 함께 2024년 퓰리처상 수상 경력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머네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순위를 유지하며 2년 연속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특성상 비유럽권 여성 작가가 수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리브해 출신 미국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77)와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86) 역시 꾸준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베팅사이트의 순위가 실제 한림원의 심사 결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림원은 공식 후보자를 공개하지 않으며, 실제 심사 과정 역시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된다. 따라서 발표 직전까지 높은 순위를 기록한 작가가 수상자로 결정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역시 당시 나이서 오즈에서 2위에 올라 있기는 했지만, 베팅사이트의 예상만으로 결과를 확정할 수는 없었다. 2024년 한강의 수상 역시 발표 직전까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수상’으로 기록됐다.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18차례 수여됐으며, 공동수상 등을 포함해 11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전쟁과 심사 사유 등으로 1914년, 1918년, 1935년, 1940~1943년에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한림원은 심사 대상 작품 가운데 노벨상 규정이 요구하는 중요성에 부합하는 작품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수상을 다음 해로 유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올해 노벨문학상의 최대 관심사는 아시아 문학의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할지 여부다. 중국의 찬쉐가 ‘중국의 카프카’라는 이름을 넘어 세계문학의 정점에 설지, 아니면 오랫동안 수상 후보로 거론돼온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침내 노벨문학상을 품을지 전 세계 문학계의 시선이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