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칸 영화제에 3번이나 진출한 영화 '도라'의 정주리 감독이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를 받았다.
정주리 감독은 지난 10일 올해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주한 프랑스대사관 문화과가 주최하고 탈레스 & 앙제뉴(Thales & Angénieux)가 후원하는 프랑스·한국 영화인의 대표 교류 행사 '2026 프렌치 나이트(French Night)'에서 프랑스 정부 영예의 훈장을 수여받았다.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뛰어난 창의적 성과를 거두고, 프랑스 및 세계 문화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프랑스 문화부가 수여하는 권위 있는 훈장이다.
정주리 감독이 미쉘 미라이에 주한 프랑스대사대리에게 슈발리에를 수여받고 있고(왼쪽), 장병학 촬영감독이 아르노 에스블랭 앙제뉴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에게 앙제뉴 촬영감독상을 받고 있다./사진=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훈장을 직접 전달한 미쉘 미라이에 주한 프랑스대사대리는 정주리 감독과 프랑스 영화계의 10년이 넘는 각별한 인연을 조명했다.
2014년 첫 장편영화 '도희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2022년 '다음 소희'로 '비평가주간' 폐막작 선정, 그리고 올해 신작 '도라'로 '감독주간'에 연이어 초청되며 연출한 세 편의 장편 모두가 칸의 선택을 받은 성과를 치하했다.
미라이에 대사대리는 "칸영화제가 정 감독의 가장 열성적인 팬이자 꾸준한 지지자"라며 "정 감독의 작품은 눈에 띄지 않지만 강인한 인물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 깊은 울림을 준다"고 평했다.
특히 한국과 프랑스, 룩셈부르크의 다국적 공동제작으로 완성된 신작 '도라'에 대해 "양국 영화의 관계가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공동 제작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고도화된 단계로 진화했음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정주리 감독은 소감을 통해 "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으나 파리, 칸, 메츠, 스트라스부르 등 프랑스 전역에서 만난 관객들의 격려와 뜨거운 눈빛이 떠올랐다"며 "영화 속 삶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영화의 힘을 확인했고, 그 힘 덕분에 전례 없는 형태의 합작 영화를 만들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남해 현장 촬영부터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에서의 후반 작업까지 전 세계 영화인이 함께 만든 결과물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번 격려를 양분 삼아 앞으로 더 열심히 창작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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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카메라 뒤에서 시각적 미학을 완성해 온 창작자의 공로를 기리는 '앙제뉴 촬영감독상(Angénieux Cinematographer Award)'이 한국 최초로 시상돼 눈길을 끌었다. 앙제뉴는 글로벌 기술 기업 탈레스 그룹 소속의 세계적 시네마 렌즈 제조사로, 칸영화제 기간 중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룬 촬영감독에게 시상해 왔다.
국내 첫 수상의 영예는 영화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장병욱 촬영감독에게 돌아갔다. 시상자로 나선 아르노 에스블랭 앙제뉴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는 "칸에서 이어온 '피에르 앙제뉴 헌사'의 유대와 경의를 한국으로 확장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한국 영화의 압도적인 미장센 뒤에는 촬영감독들의 뛰어난 예술적 헌신이 있었다"고 축하를 전했다.
장병욱 촬영감독은 "한·불 수교 140주년에 앙제뉴가 수여하는 첫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며 "프랑스 영화의 독창적인 영상 미학과 자유로운 창작 정신은 언제나 작업의 이정표이자 배움의 원천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2026 프렌치 나이트'에는 미쉘 미라이에 대사대리와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프랑수아 피올레 탈레스 코리아 지사장, 다니엘라 엘스트너 유니프랑스 대표를 비롯해 주디트 고드레슈, 베르트랑 만디코 등 한·불 영화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해 양국 영화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우호를 다졌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