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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오중 "'아픔은 동굴 아닌 터널'이라는 말에 위로 받아"

입력 2026-10-18 15:34:11 | 수정 2026-10-18 15:34:11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권오중이 첫 에세이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수오서재)을 통해 가족과 함께 지나온 고통의 시간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15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극희귀질환을 앓는 아들과 살아오며 겪은 절망과 혼란, 그 안에서 발견한 사랑과 삶의 의미를 담았다. 자신의 상처조차 온전히 치유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망설였지만,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을 결심했다.

권오중은 최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책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배우이자 작가인 차인표의 권유를 꼽았다. 삶의 깊은 고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차인표가 건넨 말이 오랜 시간 마음에 남았다는 것이다.

배우 권오중이 최근 자신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속직한 이야기로 담아낸 에세이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을 출간하면서 서점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사진=본인 제공



차인표는 권오중에게 “네가 있는 곳은 갇혀서 끝나는 ‘동굴’이 아니라 걸어 나오면 빛을 보는 ‘터널’”이라며 “너의 아픔과 버텨낸 시간들이 지금 어둠 속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용기를 줬다. 권오중은 자신의 아픔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트북을 열었다.

선배 차인표의 권유로 책 쓰기 결심, 받은 위로를 되돌려주기 위해

책에는 대중에게 익숙한 밝고 유쾌한 배우의 모습 뒤에 감춰져 있던 솔직한 감정과 가족이 함께 견뎌온 시간이 담겼다. 권오중은 집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자신의 밑바닥에 자리한 부끄러운 감정과 가족이 겪은 처절한 눈물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을 꼽았다. 오랫동안 감춰왔던 내면을 글로 공개하는 데 두려움이 컸지만, 그 과정을 거쳐야만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권오중의 아들 혁준 씨는 극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권오중은 과거 방송에서 2014년 아들의 질환을 알게 됐지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것은 2018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들의 질환을 마주한 뒤 가족이 겪어야 했던 시간은 권오중에게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고난이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찾아온 것만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오히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고, 품기 어려웠던 것까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을 다듬어준 시간이었다는 설명이다. 독자들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출구 없는 동굴이 아니라 빛을 향해 걸어 나오는 터널임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오중의 에세이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은 자신과 가족들의 이야기지만, 어떤 식으로돈 아픔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사진=본인 제공



권오중은 “당신이 흘리는 그 눈물과 아픔 역시 결코 헛되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용기와 함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손을 다시 꼭 잡아볼 수 있는 따뜻함을 독자들이 얻기를 희망했다. 거창한 해결책이나 세련된 위로보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처음 접한 가족의 반응도 특별했다. 출간일을 아내 엄윤경 씨의 생일에 맞춘 권오중은 아내가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좋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아들 혁준 씨는 책을 보고 “내 책은 언제 나와?”라고 물어 아내와 함께 크게 웃었다고 한다. 가족의 고통을 기록한 책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를 향한 애정과 일상의 따뜻함도 자리하고 있다.

11월 8일 교보 '보라쇼' 통해 독자와의 직접 만남, 강형철 감독 영화 촬영도 시작

권오중은 책 출간을 계기로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도 마련한다. 다음 달 8일 교보문고의 강연 프로그램 ‘보라쇼’에서 음악과 강연, 토크가 어우러진 북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그는 모든 저자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감사하다며 예비 독자들과 가장 먼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연기 활동도 이어간다. 권오중은 강형철 감독의 신작 영화 ‘너와 함께라면’에 출연하며, 손석구와 박보영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11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랜만에 상업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동시에, 봉사와 강연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함께하는 사랑밭’을 통한 나눔과 봉사를 지속하는 한편, 삶의 무게와 번아웃으로 지친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따뜻한 용기를 건네는 메신저로 살아가겠다는 것이다.

권오중은 이번 책 출간과 함께 강형철 감독의 신작 영화 '너와 함께라면'에 손석구 박보영과 함께 출연한다./사진=본인제공



권오중의 첫 에세이는 한 가족이 겪은 아픔을 개인의 사연에 머물게 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는 이야기로 확장한다. 고통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대신, 그 시간을 통과하며 무엇을 발견하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 지를 묻는다. 아픔이 아픔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권오중과 인터뷰 일문일답

미디어펜(이하 MP) :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권오중(이하 권) : 배우이자 작가인 차인표 형님의 권유가 결정적인 계기였다. 내가 삶의 깊은 고통 속에 갇혀 있을 때, 형님이 "네가 있는 곳은 갇혀서 끝나는 '동굴'이 아니라 걸어 나오면 빛을 보는 '터널'이다. 너의 아픔과 버텨낸 시간들이 지금 어둠 속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며 오랜 시간 용기를 주셨다. 제 아픔조차 다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비슷한 시련을 겪는 분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트북을 열었다.

MP : 책을 쓰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권 : 대중에게 늘 밝고 유쾌한 모습만 보여드렸던 배우로서, 내 밑바닥의 부끄러운 감정들과 가족이 겪어낸 처절한 눈물의 시간들을 날 것 그대로 꺼내놓는 일이 가장 두렵고 힘들었다. 

MP :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었으면 하나?

권 : 많은 분들이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마주하면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자책하며, 그 막막한 벽 앞에서 삶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절망을 겪는다. 나 역시 여러 아픔 속에서  방황하며 캄캄한 동굴 속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그 모진 시간은 결코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다. 고난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하고, 품을 수 없었던 것들까지 품어 안을 수 있는 사람으로 내 삶을 깎고 다듬어 주었다.  

독자들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지금 발을 디디고 서 있는 그 자리가 출구 없는 '동굴'이 아니라 마침내 빛을 향해 걸어 나오는 '터널'임을 발견했으면 한다.

거창한 해결책이나 세련된 위로 대신, "당신이 흘리는 그 눈물과 아픔 역시 결코 헛되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단단한 용기,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손을 다시 꼭 쥐어볼 수 있는 따뜻한 온기 하나를 가슴에 품고 돌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에세이 작가라는 또 하나의 직업 위에 권오중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강연자로의 활동도 시작한다./사진=본인 제공



MP : 이 책을 처음 접한 아내와 아들 혁준이 오중에게 해준 말은?

권 : 아내는 자기 생일에 맞춰 책이 나오게 된 것에 감동했고, 책을 읽으며 눈물도 나고 좋았다고 했다. 혁준인 "내책은 언제나와?"라고 물어서 아내와 같이 크게 웃었다. 

MP : 현재 에정된 활동 계획은? 

권 : 우선은 내 달 8일 교보문고에서 '보라쇼'라는 대규모 북 콘서트를 갖는다. 음악과 강연, 그리고 토크가 한데 어우러진 교보문고의 대표 강연 프로그램이라고 알고 있다. 감사한 건, 보라쇼를 하고 싶다고 모든 저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데, 내가 할 수 있고, 예비 독자들과 가장 먼저 직접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또 감사사하게도 오랫만에 상업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과속스캔들', '써지', '하이파이브'의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너와 함께라면'이라는 영화다. 손석구와 박보영이 주연을 맡고 나도 그들과 함께 한다. 11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물론 이와함께 '함께하는 사랑밭'이라는 단체를 통해 나눔과 봉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고, 이번 출간을 계기로 삶의 무게와 번아웃으로 지친 분들을 직접 찾아가는 강연자로도 활동할 계획이다.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며 고난의 터널을 지나는 분들에게 따뜻한 용기를 건네는 메신저로 살아가고 싶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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