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국민은행의 해킹 사고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 인원이 재검증 과정에서 당초 발표보다 2000여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은행은 기존 침해사고 관련 데이터와 처리 과정을 재점검해 추가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초기 조사에서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고 대응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한 5대 시중은행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감독당국 및 관계기관과의 기존 침해사고 관련 데이터와 처리 과정을 재점증해 개인정보 유출 인원 209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유출 인원은 최초 발표한 119명에서 2210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인된 인원은 고객 1631명, 임직원 460명이다.
은행 측은 "새로운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니며, 기존 침해사고가 발생한 시스템의 데이터와 처리 과정을 정밀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추가 유출자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초 조사 결과와 분석 과정을 감독당국 및 관계기관과 교차 검증하면서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피해자가 추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앞서 국민은행에서는 지난달 30일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서 비정상적인 외부 접속이 발생했다. 당시 은행은 고객 119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했으며, 유출 정보에는 이름과 연락처, 주소,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됐다.
국민은행은 외부 접속 경로를 폐쇄하고 관련 서버에 대한 조치를 진행했다. 다만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고객 금융거래 시스템에는 영향이 없으며, 개인정보 유출로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환주 은행장은 지난 19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뢰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금융기관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AI를 활용한 해킹 가능성까지 고려해 보안 시스템에도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초기 조사에서 전체 유출 규모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는 유출 사실을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피해 범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특정하는 것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핵심 절차로 꼽힌다. 유출 대상자 파악이 늦어지면 피해 고객에 대한 통지와 2차 피해 예방 조치도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도 초기 대응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은행은 "초기에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고객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철저한 재발 방지와 고객 보호 조치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유출 사실이 확인된 고객에게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과 2차 피해 예방 방법을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