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K-푸드가 유럽을 대표하는 국제식품박람회에서 제품 경쟁력과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식품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혔다.
농식품부가 지난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린 ‘2026 시알 파리(SIAL PARIS 2026)’에 참가해 국내 수출기업 78개 사와 통합한국관을 운영했다. 통합한국관에서 요리를 시연하는 모습./자료사진=농식품부
전통식품부터 건강·기능성 식품, 대체 단백질, 인공지능(AI) 기반 영양설계 제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K-푸드의 경쟁력이 한류에 따른 인기를 넘어 산업적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린 ‘2026 시알 파리(SIAL PARIS 2026)’에 참가해 국내 수출기업 78개 사와 통합한국관을 운영한 결과, 수출상담 1899건과 현장 업무협약(MOU)·계약 45건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수출상담 규모는 9500만 달러, 현장 MOU·계약 규모는 15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한국은 개최국 프랑스, 체코와 함께 식품 혁신을 선도하는 3개국에 선정됐으며, 국내 16개 기업의 47개 제품이 ‘SIAL 혁신제품(SIAL Innovation Selection)’에 이름을 올렸다.
건강·저당·푸드테크…세계 식품 트렌드와 만난 K-푸드
올해로 62주년을 맞은 시알 파리는 격년으로 개최되는 유럽 대표 식품박람회다. 올해 행사에는 130개국 8000개 기업이 참가하고 29만 명 이상의 식품업계 관계자가 방문해 세계 식품산업의 최신 흐름과 시장 변화를 공유했다.
올해 박람회의 핵심 슬로건은 ‘식품 산업에 영감을 불어넣다(Inspire Food Business)’였다. 건강과 기능성, 저당 식품, 식물성 대체 소재, AI 기반 푸드테크 등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식품의 맛뿐 아니라 건강관리와 편의성, 지속가능성, 기술력을 함께 중시하는 시장 변화가 확인됐다.
통합한국관은 이러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미자 와인과 전통주 시음 행사, 전문 셰프가 진행하는 K-푸드 쿠킹쇼 등을 통해 한국 식품의 맛과 활용성을 소개했다.
특히 고추장 소스와 떡볶이 등 한국 고유의 맛을 살린 제품뿐 아니라 김부각, 과실청 등 전통 식품을 현대적인 소비 형태로 재해석한 제품들도 주목받았다. K-스트리트 푸드의 인기에 더해 간편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열처리 가금육 냉동제품인 닭강정류도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았다.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에 맞춘 저당 곤약젤리는 현장에서 계약까지 체결하며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거뒀다. 소비자의 건강 지향적 수요와 간편한 섭취 방식, 제품 차별성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각된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 식품산업은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제시하는 혁신 주체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시알 파리 사무국은 출품작의 기술력과 창의성,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프랑스와 체코, 대한민국을 혁신 역량과 품질 측면에서 두드러진 3개국으로 선정했다.
‘아임 컨트롤 껌·콤부차·포션티·콜라겐’…혁신성 인정
프랑스에서 열린 ‘2026 시알 파리(SIAL PARIS 2026)’에서 국내 16개 기업의 47개 제품이 SIAL 혁신제품으로 선정됐다./자료사진=농식품부
국내 기업들의 혁신상 수상도 이어졌다. 아워홈과 메디쏠라는 ‘SIAL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메디쏠라는 AI 기반 영양설계 기술로 식품 혁신 역량을 알렸다.
AI 기반 영양설계는 임상·영양학적 근거를 실제 제조 가능한 식품 레시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식품 개발에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개인별 영양 수요와 건강 지향적 소비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함께 국내 16개 기업의 47개 제품이 SIAL 혁신제품으로 선정됐다. 롯데웰푸드의 ‘아임 컨트롤 껌’, 티젠의 ‘콤부차’, 녹차원의 ‘포션티’, 농심의 ‘콜라겐’ 등 건강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지속가능한 식품산업을 겨냥한 아워홈의 ‘프로틴볼’과 ‘젠틀밀’,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영풍의 ‘할랄 하리사 떡볶이’, 삼립의 ‘약밥 부리또’, 세화씨푸드의 ‘김스낵’ 등도 선정 목록에 포함됐다.
이는 한국 식품기업들이 기존 제품의 수출을 넘어 건강·기능성, 대체 단백질, 업사이클링, 현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람회에서 확인된 관심은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졌다.
통합한국관 참가기업들은 유럽을 비롯해 북미와 중동 등 글로벌 바이어들과 기업 간 거래(B2B) 상담을 진행해 총 1899건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뒀다. 상담 규모는 9500만 달러이며, 현장에서 체결한 MOU와 계약은 총 45건, 금액으로는 1500만 달러다.
이번 성과는 한국 식품의 인지도 확대뿐 아니라 실제 해외 판로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통식품과 가공식품, 건강기능성을 강조한 제품,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군이 현지 시장의 수요와 접점을 넓히면서 수출 품목 다변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박람회 참가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유럽 시장 진출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식자재 수출 확대와 현지 유통망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현지 외식업체와 식품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B2B 식자재 시장 공략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현지 외식업계와 식품 제조사를 대상으로 식자재 수출을 확대해 B2B 판로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며, 수출기업의 다양한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알 파리 성과는 K-푸드가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전통적인 맛과 문화적 매력에 더해 기술력과 제품 혁신성을 경쟁력으로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과 기능성, 저당, 지속가능성, 푸드테크 등 세계 식품산업의 주요 흐름에 맞춘 제품들이 혁신제품으로 선정되고 현장 계약까지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식품부는 현지 바이어 매칭과 대형 유통매장 입점, B2B 식자재 시장 개척, 현지 마케팅 등을 지원해 이번 박람회 성과가 실질적인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