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야생동물의 도로 출현을 인공지능(AI)으로 감지해 운전자에게 미리 알리는 로드킬 예방 정책이 충청권으로 확대된다.
야생동물의 생명을 보호하는 동시에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도로 안전 관리에 접목하는 것이다. 다만 시스템 도입이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고, 효과가 입증된 구간을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향후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월 28일부터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척산리 국도 17호선에서 AI 기반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예방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기 양평군과 강원 횡성군·평창군 등 3곳에 시스템을 설치한 데 이어 충청권으로 적용 지역을 넓히는 것이다.
동물 찻길 사고 예방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야생동물 감지·식별·알림 체계도./자료=기후부
이번 사업은 야생동물의 도로 출현을 사전에 감지해 운전자의 감속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 생태통로나 유도 울타리 등 시설물 중심의 예방 대책을 보완하고, 야생동물이 도로에 나타나는 순간의 위험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스템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서 AI가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지하면 도로 전방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과 경광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구조다. 운전자가 위험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속도를 줄이도록 유도해 동물과 차량의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교차로와 진출입로 등은 생태통로나 유도 울타리 같은 기존 예방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이러한 구간에서는 야생동물이 갑자기 도로에 진입할 경우 운전자가 대응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AI 기반 감지·경고 시스템은 이 같은 시설물 중심 대책의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번 사업은 기후부와 포스코디엑스(DX),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이 2024년 7월 체결한 민관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기후부는 사업 총괄과 행정 지원을 맡고, 포스코디엑스는 AI 감지 시스템의 개발과 설치를 담당한다. 국립생태원은 로드킬 다발 구간 분석과 설치 지점 선정 등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공공기관의 생태·환경 전문성과 민간기업의 기술력을 연계해 사고 예방 기반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기후부는 2027년까지 로드킬 다발 구간 1곳에 시스템을 추가 설치하고, 사고 예방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설치 실적은 경기·강원 3곳이며, 이번 청주 구간이 추가되면서 충청권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시스템 설치 여부뿐 아니라 설치 이후의 변화를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야생동물 보호와 교통안전을 함께 달성하고, 기업이 생물다양성 보전에 참여하는 협력 모델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로드킬은 야생동물의 폐사에 그치지 않고 운전자의 인명·재산 피해와 2차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AI 기반 예방시스템은 야생동물의 출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위험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기존 시설물 중심의 대책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부는 기업의 기술과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연계해 로드킬을 줄이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