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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 투자 잇따르는 AI데이터센터…지역 경제효과 주목

입력 2026-11-01 09:53:42 | 수정 2026-11-01 09:53:42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울산과 전남 해남, 전북 새만금 등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이 잇따르면서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지역 경제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지는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유치가 지역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도 주요 관심사다.

사진=AI 이미지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 확보와 부지 조성 여건이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입지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관련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의 전력 공급 여건이 제한적인 가운데 지방의 넓은 부지와 전력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SKT)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으며, 삼성SD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전남 해남에 국가 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냉각·통신 설비부터 관련 장비 공급과 유지보수까지 다양한 산업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서버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냉각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만큼 관련 기술과 장비를 보유한 기업들의 사업 참여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경제에도 일정한 효과가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와 설비·자재 공급업체가 참여할 수 있고, 운영 단계에서는 시설 관리와 유지보수 등 관련 서비스 수요가 발생한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방세수 확보와 산업단지 활성화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다만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제조공장과 산업 구조가 다르다. 대규모 투자가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에 집중되고, 운영 과정에서도 자동화 비중이 높아 상시 고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건설 단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지역 경제효과를 투자 규모나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설 가동 이후에도 지역 기업의 사업 참여가 이어지고, AI 인프라가 기존 지역 산업에 얼마나 활용되는지에 따라 장기적인 경제적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데이터센터 건설 이후가 중요… 지역 기업의 AI 활용 늘려야

AI 데이터센터의 지역 경제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꼽힌다. 지역 기업들이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기업과 연구기관이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연산 자원을 제공한다. 제조업에서는 생산설비의 고장을 예측하거나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고, 물류 분야에서는 운송 경로와 재고 관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영상 분석과 진료·행정 업무 지원 등 활용 범위가 넓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해당 지역에 들어선다고 해서 지역 기업에 연산 자원이 자동으로 배정되거나 이용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AI 연산 수요를 처리하는 시설이라면 지역 기업과의 직접적인 거래가 많지 않을 수 있다.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이 이용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과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지역 기업들의 AI 도입은 관련 기술·서비스 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업마다 필요한 AI 기능과 보유한 데이터가 다른 만큼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솔루션 개발부터 시스템 구축, 데이터 관리까지 다양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업무에 지역 IT기업과 전문인력이 참여한다면 데이터센터 운영과 별개로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여지가 있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면 지역 기업들의 기술 도입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대규모 AI 인프라를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연구기관과 협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냉각·통신 기술도 지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분야다. 관련 장비 공급과 시설 관리, 기술 지원 업무에 지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운영 단계에서도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도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7년부터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솔루션과 전력·냉각 장비의 국산화 및 고도화를 추진하고, 인재 양성과 시험·검증 시설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센터는 상당한 전력과 냉각 자원을 필요로 하는 만큼 시설 운영에 따른 환경적 부담을 지역사회와 조율해야 한다. 지역 인재 채용과 교육 프로그램, 지역 기업과의 거래 확대 등은 주민 수용성을 높이면서 투자 효과를 지역에 남길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 실적을 평가할 때 투자금액과 시설 규모뿐 아니라 실제 지역 기업의 참여율, 운영 단계의 고용, AI 서비스 활용 성과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자체도 부지와 전력 공급 여건을 마련하는 데서 나아가 지역의 주력 산업과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초기 설비투자 규모가 크지만 시설 운영 자체에서 발생하는 고용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려면 지역 기업들이 해당 인프라를 활용해 얼마나 많은 사업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봐야 한다. 운영기업과 지역 산업 간 거래가 늘고 관련 기술과 인력이 축적될수록 장기적인 경제효과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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