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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C, 껍데기만 짓지 말고 국산 기술 채워 수출 발판 삼아야”

입력 2026-11-02 14:00:00 | 수정 2026-11-02 14:00:00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대규모 시설 건립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의 성장과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전력 공급과 인허가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산 AI 반도체와 전력·냉각 기자재의 시장 진입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이하 국가AI전략위)와 공동으로 ‘AI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업 간담회’를 열고, AIDC 투자 애로 해소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이하 국가AI전략위)와 공동으로 ‘AI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업 간담회’를 열고, AIDC 투자 애로 해소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간담회에는 하정우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과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사, 반도체 및 인프라 기자재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하정우 “토큰 팩토리 생태계 결집” vs 김창범 “국산 기술 채워 수출 발판으로”

하정우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 기회로 ‘토큰 팩토리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토큰은 AI가 정보를 처리하고 생성할 때 활용하는 정보 조각으로, 토큰 팩토리는 반도체와 전력·용수, 데이터 등을 투입해 글·이미지부터 로봇·제조 제어 지능까지 생산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공장에 비유한 개념이다.

하 부위원장은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부터 전력·냉각·네트워크·AI 모델까지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는 산업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기술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고부가 ‘토큰 팩토리’로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 역시 AIDC 내실화와 수출 연계를 역설했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AI 경쟁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냉각·네트워크 등 인프라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제는 AI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많이 짓느냐뿐 아니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의 반도체와 전력·냉각 기술이 데이터센터 현장에서 먼저 활용되고, 그 트랙레코드(실적)가 글로벌 수주와 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한경협의 ‘뉴 K-인더스트리’ 프로젝트 역시 AI와 에너지 혁신을 결합한 신산업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전력 공급 시기 알아야 투자” 불확실성 해소·마이크로그리드 특례 촉구

간담회에 참석한 데이터센터 개발·운영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AIDC 투자의 최대 걸림돌로 ‘전력’과 ‘인허가’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현재는 부지 검토 단계에서 전력의 공급 가능 시기와 용량을 가늠하기 어려워 부지 매입과 투자 의사결정이 줄줄이 지연되는 실정이다. 이에 기업들은 전력 공급 정보를 사전에 안내하고, 부지 확정 전이라도 한전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할 수 있는 전담 창구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한 건축·교통·환경·전기설비 등 복잡하게 얽힌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문제를 막기 위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 하위법령에 부처 간 인허가 처리기한을 명확히 못 박고 총괄 협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력망 부족 문제를 풀 대안으로는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독립 분산 전력망)’ 특례가 제시됐다. 서남권 등 재생에너지 발전 밀집 지역의 경우 생산된 전력을 실어 나를 송전선로가 부족한 만큼, 자체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분산망을 통해 인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실증 특례를 확대해 달라는 취지다.

◆ 국산 NPU 공공 조달 확대 및 전력·냉각 장비 KC인증 간소화 주문

국산 기술의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실증 확대 요청도 쏟아졌다.

반도체 업계는 전력 효율을 대폭 개선한 국산 AI 반도체(NPU)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에도, 대다수 기업이 외산 GPU 기반 생태계에 종속돼 있어 진입 장벽이 높다고 호소했다. 기업들은 특정 외산 규격을 전제로 발주되는 일부 공공 AI 사업의 관행을 깨고, 실제 필요한 연산 성능·용량 중심으로 조달 기준을 개편해 국산 NPU에 공공 마중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압기·배전반·액침냉각 등 전력·냉각 기자재 업계 역시 데이터센터 적용 레퍼런스가 부족해 신규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운영사 입장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국산 장비 채택 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정부가 대규모 사전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실증 참여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 심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장악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AIDC 투자가 자칫 외산 하드웨어와 솔루션의 경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목소리로 보고 있다. 단순한 부동산·인프라 개발을 넘어 국산 팹리스와 전력 기자재가 동반 성장하는 생태계 설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국가AI전략위원회와 한경협은 이날 수렴된 산업계 건의사항을 토대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해 하위법령 제정과 차기 국가 AI 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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