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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 국제규범 3건 중 한국 제안 2건 채택… 새 어장도 열렸다

입력 2026-11-04 11:00:00 | 수정 2026-11-04 11:00:00
구태경 부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우리나라가 남극해의 생물자원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제규범 마련 과정에서 제안한 안건 2건을 관철했다. 1998년부터 조업이 금지됐던 남극해 88.3 해구에서는 10년간 이어온 과학조사를 바탕으로 이빨고기 조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우리나라가 남극해의 생물자원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제규범 마련 과정에서 제안한 안건 2건을 관철했다./사진=미디어펜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호주 호바트에서 열린 제45차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연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국제규범 2건이 채택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체 17건의 규범 제안 가운데 3건만 통과됐다.

채택된 규범은 남극해에서 금지된 자망으로 잡은 이빨고기(메로)의 국제 거래를 제한하고, 어선의 폭죽·폭발물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망은 바다에 그물을 장막처럼 설치해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도록 잡는 방식이다. 목표 어종 외 다른 생물까지 함께 포획할 수 있어 남극해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번 규범에 따라 자망으로 잡은 이빨고기는 어획 장소와 관계없이 2030년부터 국제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규범은 안전상 조난 신호 등을 보내는 경우를 제외하고 남극해에서 어선의 폭죽과 폭발물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남극 생물과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CCAMLR은 남극해 생물자원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1982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호주·뉴질랜드·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27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든 안건은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된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 제안 2건이 모두 통과된 것은 남극해 관련 국제 논의에서 한국의 역할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10년간 과학조사로 88.3 해구 조업 재개 길 열어

국제규범 채택과 함께 남극해 88.3 해구에서 새로운 어장을 확보한 것도 이번 회의의 주요 성과다.

남극반도 서쪽 벨링스하우젠해와 아문센해 일대에 위치한 88.3 해구는 이빨고기 자원에 관한 과학적 자료가 부족해 1998년부터 조업이 금지된 해역이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내 원양업계는 해당 해역의 자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2016년부터 10년간 공동 과학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해역에서 우리 어선이 이빨고기 조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CCAMLR 내 주요 직책을 맡으며 남극해 관련 국제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 김정례 사무관이 CCAMLR 총회 부의장과 크릴 관리 논의 소그룹 의장을, 국립수산과학원 정상덕 연구사가 과학위원회 부의장을 맡아 주요 논의를 이끌고 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남극해는 기후변화와 수산자원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이번 성과는 정부와 원양업계가 10년간 함께 쌓아온 과학조사의 결실로서,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남극 바다를 지키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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