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새내기주 급등락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편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장기 보유를 약속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를 미리 배정하고, 공모가 산정 단계부터 시장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제도 도입이 실제 주가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새내기주 급등락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편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코너스톤투자자 제도와 사전수요예측 제도가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는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등 변동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에 동시 입성한 안전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인텔리빅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44.44% 급등했다. 골프 테크 기업 크리에이츠는 37.60% 하락했다. 두 종목의 수익률 격차는 282.04%포인트에 달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과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에서 나타난 차이가 초기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공모주 투자에서 기업가치뿐 아니라 수급 여건도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에 도입되는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는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는 조건으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 일부를 사전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상장 직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기관이 사전 배정받은 주식 가운데 50%는 6개월, 30%는 8개월, 나머지 20%는 10개월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보호예수 해제 시점에 매물이 몰리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기간을 나눴다.
사전배정 한도는 코스피의 경우 일반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의 20%, 코스닥은 30%다. 개별 기관이 받을 수 있는 한도는 각각 10%, 20%로 제한된다.
일반청약자와 우리사주조합, 정책펀드 물량을 제외한 기관투자자 배정분에서 코너스톤투자자 몫을 확보하도록 해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배정 비중을 직접 줄이지는 않는다.
공모가격 결정 과정도 달라진다. 사전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되면 주관사는 증권신고서 제출에 앞서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매입 희망가격과 물량을 조사할 수 있다.
기존에는 주관사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설정한 뒤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가격 범위를 결정하기 전부터 기관의 평가를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시장 수요와 동떨어진 공모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제도 개편만으로 공모주 급등락을 막기는 어렵다. 코너스톤투자자에게 배정되지 않은 주식은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있고, 기업의 실적 전망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가능성도 여전하다.
기관투자자의 참여 여부도 변수다. 공모주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지만 최대 10개월간 매도가 제한되는 만큼 주가 하락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면 장기 보유에 소극적일 수 있다.
의무보유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추가 매물이 출회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제도 시행 이후 공모가 산정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실제 장기투자 수요가 유입되는지가 공모주 시장 안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편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고 기관투자자의 장기 보유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만큼 제도 시행 이후 실제 수급 안정 효과와 기업가치 평가의 신뢰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