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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보고 배웠다?"…마이크론 팹 멈춰 세운 노조의 '엉뚱한 학습효과'

입력 2026-11-07 08:43:59 | 수정 2026-11-07 08:43:59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AI 호황으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현지 노사 갈등으로 대만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하면서, 기술 경쟁 이면에 자리한 ‘이익 분배’ 문제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 팹 멈춘 마이크론…대만 신공장 건설 중단 

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착공한 대만 타오위안시 신규 메모리 생산공장(Fab 11E) 건설을 사실상 중단했다. 

AI 호황으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현지 노사 갈등으로 대만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하면서, 기술 경쟁 이면에 자리한 ‘이익 분배’ 문제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사진=연합뉴스



2028년부터 엔비디아 등에 공급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D램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사가 멈춘 직접적 원인은 임금 협상 결렬이다. 사측이 엔지니어 연봉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를 들며 "영업이익의 15%를 글로벌 전 직원에게 분배하라"고 맞섰다. 

공사 중단 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이 협상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 위험은 기업에, 이익은 균등하게?… 원칙 흔드는 보상 잣대 

이번 요구는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익의 배분은 감수한 사업 리스크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 기본이다.

반도체는 불황기에 수조 원대 적자와 천문학적 감가상각 비용이 발생하며, 이 손실은 오롯이 주주와 기업 자본이 떠안는다. 

불황의 적자를 함께 분담하지 않는 노동계가 호황기의 과실만 떼어 ‘영업이익 15% 확정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손실 위험은 지지 않은 채 이익만 챙기려는 전형적인 비대칭 구조다.

더욱이 막대한 매몰비용이 들어가는 공장 건설 현장을 볼모로 삼아 단기적 과실을 챙기려는 행태는, 합리적 계약과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하고 기업의 미래 설비투자(CAPEX) 재원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는다.

◆ 삼전·하이닉스도 겪은 ‘성과급 줄다리기’ 

이 같은 갈등은 대만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 역시 실적 변동기마다 비슷한 과정을 겪어왔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PS) 기준을 둘러싼 이견 끝에 산정 방식을 영업이익과 연동하는 구조로 손질했으나, 호실적이 이어질 때마다 보상 수준을 둘러싼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DS(반도체) 부문의 실적과 성과급 기준 문제로 노사 간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반도체는 불황기 손실 부담을 기업이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기에 성과급 기준을 과도하게 고정하면, 업황이 꺾였을 때 늘어난 고정비가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여력을 줄인다. 

반면 현장 엔지니어들은 높은 실적에 걸맞은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한다. 양측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을 때 생산 현장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 생산 차질 막는 합리적 분배가 핵심 

현재 메모리 시장은 차세대 HBM 공급과 수율 안정화를 두고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상 갈등으로 증설이 멈추거나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은 납기 지연과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된다. 마이크론이 대만 외에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생산 거점 다변화를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조가 눈앞의 이익만을 앞세워 핵심 팹 증설의 발목을 잡는 행태는 결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일자리를 스스로 갉아먹는 자해 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초 단위로 주도권이 뒤바뀌는 AI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노조가 시장 현실을 외면한 채 무리한 요구로 공장을 멈춰 세운다면, 그 피해는 기업뿐 아니라 노동자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결국 AI 메모리 경쟁의 최종 승패는 '누가 더 앞선 기술을 개발하느냐'를 넘어, '호황기 이익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나누어 인재 이탈과 생산 차질을 막아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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