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불거졌던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30일 이사회에 앞서 열리는 감사위원회에서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된 정병기 상임감사의 감사보고서를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KB금융그룹 임영록 회장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정 감사가 제기한 전산 시스템 과정의 문제에 대해 지난해 11월 경영협의회 이전에 이미 검토된 만큼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보고서 검토를 거부해왔다.
또 정 감사의 감사보고서에서 제시된 의혹이 IBM에서 보내온 메일 한 통에서 시작된 만큼 감사보고서를 채택하면 최종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한 사항에 대한 정당성이 훼손된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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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뉴시스 | ||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정 감사는 지난해 11월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지난 4월 은행·카드 이사회 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인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KB금융 임 회장도 "내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존중돼야 한다"며 "은행을 책임지는 집행기구의 최고 책임자인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결정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혀 갈등이 지속돼왔다.
이에 내부적으로 감사의견이 거부당한 정 감사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요청했으며 금감원은 지난 19일부터 현장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또 20일부터는 KB금융지주에 대한 특검도 착수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일어났던 국민은행 금융사고와 관련 3~4건의 특별검사를 모두 마치고 다음달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내부 갈등이 외부에 표출돼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감사보고서를 검토해 달라는 정 감사 측의 요구를 결국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 감사의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주 전산기 결정을 위한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유닉스 기반시스템이 유리하게 평가되도록 가격과 전환 리스크 요인을 의도적으로 왜곡·누락한증거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유닉스 시스템 전환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 결과가 이사진 사이에서 공감을 얻으면 현재 업체 선정이 진행 중인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전환 작업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금융 임 회장이 30일까지 사태를 해결하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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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호 국민은행장/뉴시스 | ||
이건호 국민은행장도 이사회에서 무조건 합의할 뜻을 내비쳤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만약 합의가 안될 수도 있다는 가정도 하지 말아달라"며 "오늘 무조건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된 내홍은 지난 19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정 감사의 감사결과 보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갈등이 불거진 이후 11일만에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9일 마감한 전산 시스템 교체 재입찰에는 SK C&C 가 단독 입찰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