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직원 감소세 뚜렷…실적부진·구조조정 여파 '고용 먹구름'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정부가 청년 실업난 해소를 위해 대기업들에 지속적인 고용 창출을 주문하고, 대기업들 역시 일제히 고용 확대에 동참하는 듯 보였으나 실제 고용 면에서는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주요산업 대표 기업들이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 등이 거듭되고 있는 전자와 철강, 조선업종 등에서는 오히려 직원 수가 줄면서 고용창출에 먹구름이 낀 모습이다.

   
▲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들에 지속적인 고용 창출을 독려하는 가운데 지난해 주요산업 대표 기업들은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탓이다. / 연합뉴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임직원 수(사내이사 4명 제외)는 9만5652명으로 전년(9만6510명) 대비 800여명 이상 줄었다.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2013년 말 9만3928명에서 2014년 말 9만6510명으로 2500명 이상 늘어났으나 지난해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던 반도체 사업 역시 지난해 말부터 제품 가격 급락 등의 영향으로 부진하면서 일부 직원 감축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수 역시 2만756명으로 전년(2만1551명) 대비 800명 가량 줄었다. 2년 전(2만2139명)과 비교하면 1400명 가량 줄어든 규모다.

수주가뭄과 장기불황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조선 빅3의 경우에도 인력감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기준 2만7246명에 달했으나 2014년 말 2만6710명에 이어 지난해 말 2만5236명으로 감소했다.

삼성중공업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3974명이었다. 2013년 말(1만3546명)이나 2014년 말(1만3788명)에 비해 적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는 2013년 말 1만3298명에서 2014년 말 1만3192명으로 준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1만3199명에 그쳐 제자리에 머물렀다.

올해 구조조정 바람이 가장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이는 철강업종은 이미 자율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1만7832명, 2014년 말 1만7877명, 지난해 말 1만7045명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포스코가 강도 높게 추진한 구조조정 작업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회사는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34개를 정리하기도 했다.

철강업계는 오는 8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의 적용을 받을 경우 인력 감축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사업체들도 대체로 직원수를 줄이고 있는 양상이다. 포스코대우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1064명으로 2013년 말(1233명)이나 2014년 말(1239명)에 비해 줄었다.

SK네트웍스는 2013년 말 3661명에서 2014년 말 3301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3174명까지 준 것으로 집계됐다.

   
▲ 정유와 석유화학업계, 항공·자동차업계 등에서는 작년 실적 호조 영향으로 고용 규모가 늘어났다. / 연합뉴스

이에 반해 지난해 수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정유와 석유화학업계, 항공·자동차업계 등에서는 고용 규모가 확대돼 경제활성화를 위한 고용창출에 비교적 도움이 됐다.

LG화학의 직원수는 2013년 말 1만2617명에서 2014년 말 1만3623명, 지난해 말 1만4280명으로 2년 새 1700명 정도 증가했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말 기준 직원수는 2741명으로 전년(2669명)이나 2013년 말(2406명)에 견줘 올랐다. 

지난해 기록적인 저유가 상황에서도 LG화학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조8236억원, 롯데케미칼은 사상 최대인 1조6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LG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수처리필터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용 역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2013년 말 기준 2749명이었던 직원이 지난해 말에는 2865명까지 크게 늘었다.

항공업종 역시 전반적으로 일자리 규모를 확대했다. 대한항공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기준 1만8347명에서 2014년 말 1만8224명으로 약간 감소했다가 지난해 말 1만8481명으로 회복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수는 2013년 말 9946명에서 지난해 말 9125명으로 줄었으나 이는 해외직원 수를 제외한데 따른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1만430명으로 늘어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국내외 판매 800만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 3년 간 직원 수가 증가했다.

현대차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5만9801명에서 2014년 말 6만827명으로 6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6만2936명에 달했다. 기아차 직원은 2013년 말 3만3255명, 2014년 말 3만3724명, 지난해 말 3만3725명으로 소폭이나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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