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훈/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스틸컷
[미디어펜=정재영 기자]문화 콘텐츠의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문화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OST가 훌륭하더라도 스토리가 빈약하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탄탄한 스토리는 콘텐츠의 흥행과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하지만 그 이외의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배급할 수 있는 매체다. 아무리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콘텐츠라 하더라도 폭넓은 배급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흥행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은 현재 국내 극장가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국내 극장가의 스크린은 대부분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가 차지하고 있다. '시빌 워'는 마블의 수많은 히어로 캐릭터가 서로의 이념에 따라 싸운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국내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관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 영화가 국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는 현 상황이 과연 긍정적일지는 의문이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 이하 탐정 홍길동)'은 이런 상황에서 '시빌 워'의 대항마로 등장했다. '탐정 홍길동'은 상대적으로 제작비도 낮고 확보한 스크린 수도 적다. 어린이날이었던 5일, '시빌워'는 스크린 수 1784개를 차지해 685개를 차지한 '탐정 홍길동'보다 약 2.5배가 넘는 수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탐정 홍길동'은 고군분투하며 관객들에게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 홍길동이란 한국 전통의 캐릭터와 '늑대소년' '짐승의 끝' '남매의 집' 등으로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조성희, 의적인 홍길동을 악인으로 만든 독특한 설정이 버무려진 '탐정 홍길동'은 절대 '시빌 워'에게 스토리 면에서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익히 알던 의적 홍길동과 영화 속 탐정 홍길동의 차이가 신선함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스크린 수 보다 중요한 스토리에서 '시빌 워'보다 더 강점이 있는 것.

해외 유명 영화들의 독과점 문제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스크린 쿼터가 폐지되며 국산 영화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해외 자본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높아진 것도 진실이다. 현재 '시빌 워'의 스크린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탐정 홍길동'은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스토리 면에서 '시빌 워'에 밀리지 않는다. '탐정 홍길동'이 스크린을 독과점 하고 있는 '시빌 워'를 누르며 스토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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