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인하 논란 이어 규제까지…"韓업체 차별 vs 경쟁력 확보"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올해 초 중국 정부가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 업체에 불리한 형태로 전기버스 배터리 보조금 정책을 변경하려 한데 이어, 최근엔 이들 업체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 중국의 전기버스 / 연합뉴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전기자동차용 전지업계 기준을 정하기 위한 '기업신고 업무 보충통지'를 발표했다. 

이는 일종의 규범조건 등록제로 생산, 개발, 품질, 설비 면에서 일정한 기준을 갖춰야만 전기차 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대상인 이차전지 업체의 명단을 다시 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정한 정도의 자격을 갖춘 업체만 중국 내에서 보조금을 받고 배터리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일종의 시장진입 차단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는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25개 업체가 등록돼 있었으나 이번 규제가 적용되면 상반기 안으로 업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이미 중국 당국에 규제와 관련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규제가 적용될 경우 한국 업체들을 차별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규제가 우리 업체들의 경우 중국 정부의 규범조건 등록 요구사항을 통과할 가능성이 큰 만큼, 오히려 여러 업체가 난립하는 배터리 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올해초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전기차 배터리 3사가 공급하는 삼원계 배터리를 안성성 등을 이유로 전기버스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 삼성SDI

중국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방식 전기버스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주기로 한 반면,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삼원계 방식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업체는 배제한 것이다.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 논란은 우리 정부의 요구로 중국 당국이 이를 재검토하기로 함으로써 일단락된 상태다.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전기버스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2~3억원 정도의 전기차 한 대에 1억8000만원정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국 내에 현지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우리 업체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전기버스 판매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구조다.

삼원계 방식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보편적이다. 특히 우리 업체의 경우 현재 중국 내 배터리 생산 기준과 품질 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생산 중이다. 

한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전기차 배터리 3사는 올해부터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1위로 올라서기 위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반드시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난징 공장을 중심으로 중국내 생산 물량만으로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 오창-미국 홀랜드-중국 난징’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3톱 생산체제를 활용해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는 2018년까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이미 배터리업체로의 전환을 선언한 만큼 중국 시안공장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확대해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내 합작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 등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2차전지 분리막(LiBS) 사업은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