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떨군 전임 사장들…깃발 든 노조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부터 해양플랜트 인도지연, 노사 분열까지 잇따른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부터 해양플랜트 인도지연, 노사 분열까지 잇따른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규모는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이 이 시기에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임의로 축소한 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는 고재호 전 사장 재임 시절 일어난 규모다. 검찰은 남상태 전 사장이 재임했던 시절인 지난 2006년 이후도 조사 중이기 때문에 수조원의 회계부정이 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고 전 사장의 출석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수사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유동성의 위기를 맞은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약 1조원 규모의 미집행 지원액이 남았다. 이달 3000억원의 집행이 이뤄질 예정이다.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1일 한 조찬강연회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지원금을 더 투입한다, 투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며 “지원금 추가 투입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회사 내부 비리 근절을 위해 사내 각 계층이 참여하는 이른바 ‘쇄신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며 투명 경영을 위해 노조의 감사위원회 참여를 허용한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내부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소난골 해양플랜트’ 건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사진=미디어펜DB

대규모 손실을 입은 해양플랜트 문제도 또 다시 불거졌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내부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소난골 해양플랜트’ 건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말 인도 예정인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 2척이 발주사측의 사정으로 인도 지연돼 1조원의 대금이 미뤄져 유동성에 위기가 우려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 측과 협의 중인 문제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 해명했다. 또한 일시적인 인도지연 발생에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파업 결의를 마치고 파업 시기를 살피고 있다. 노조는 지난 14일 8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통과시켰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대우조선해양의 알짜배기 사업인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에 제출한 추가 자구안에 특수선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한 후 전략적 투자자 유치 또는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할 계획임을 밝혔다.

노조는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특수선 사업분리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으며 해외에 매각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내다봤다.

노조는 “지난 몇 달간 지속적으로 노·사·정이 참여하는 대화를 요청했는데 지금까지 묵살하면서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노조를 부추겨 파업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노·사·정이 참여하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8500억원의 자구계획 외에 올해 3조4500억원의 추가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해 생산 능력의 30%를 축소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