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영화 '사냥' 스틸 컷
[미디어펜=정재영 기자] 선과 악에 대한 감정은 인간의 내면 속에서도 자리잡으며 항상 존재해왔다. 특히 최근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냥(감독 이우철)’과 700만여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곡성’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산은 악의 색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추격자’ ‘황해’ 등 인간의 본질적인 악에 면모를 그린 나홍진 감독은 ‘곡성’으로 악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고든다. 관전 포인트는 ‘추격자’와 ‘황해’에서 인간의 악한 행보를 보여준 반면 ‘곡성’은 악의 창조자를 주제로 다룬다는 점이다. 나홍진 감독은 ‘의심을 거두지 말 것’이라고 강조하며 영화에 대한 의문을 던져준다.

산속 깊은 동굴 속 “와타시와 아쿠마다!”(私は悪魔だ, 나는 악마다) 인간의 앞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악마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소름끼치는 형상으로 뇌리에 각인된다. ‘곡성’의 명장면 중 하나로 관객들이 극에 완벽히 몰입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이와 관련해서 ‘사냥’은 악과 선의 극명한 대립에 포커스를 두며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물질 만능주의라는 말이 나오는 이 시대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러운 모습을 내비치는지 ‘사냥’은 관객들에게 간접적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특히 고요한 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선과 악의 대결은 잔인한 면모까지 부각시키고 있다.

‘사냥’과 ‘곡성’ 두 영화의 공통 분모는 모두 산이다. 산이라는 장소는 은밀한 모습 또한 내포하고 있다. 그 이유로 ‘곡성’에서도 악마는 조용히 은둔하며 산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한다. ‘사냥’에서는 금맥이라는 산속에 숨겨있는 곳을 찾아 인간들의 대립이 이뤄지며 추악한 면모가 실체를 나타낸다.

허나 산은 주위의 반응에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한다. 이는 ‘악은 산만하며 시끄럽다’라는 개념과 대비되는 것으로 인간이 활개치며 탐욕을 부리는 모습이 결국은 헛된 행위였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은 아닐까.

선과악 이 감정들은 인간 속에서 자리 잡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곤 한다. 특히 자신의 모습도 잊은 채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올 수 있는 악에 대한 감정은 일상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대비해야 되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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