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 세미나 취지·주장·논지 파악 못한 채 억지 끼어 맞추기
노컷뉴스 "개·돼지…자유경제원 '귀족엘리트주의'와 상통" 기사에 대한 생각

노컷뉴스에 게재된 "개돼지…자유경제원 '귀족엘리트주의'와 상통"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지난 4월 6일 자유경제원 세미나에서 있었던 발표문과 토론문의 참된 의미를 무시하고 왜곡한 글이다. 

이 기사는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을 자유경제원 세미나에서의 교수들이 발표한 글과 연결시키고 있다. 이 기사가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세미나에 참석한 발표자와 토론자는 “우매한 대중을 엘리트가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 이 기사는 일어난 사건과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는, 세미나에서 발표한 글을 무책임하게 사건과 결합한 것이다. 

이 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대중·민중을 얕잡아 보고 교화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나 귀족이나 엘리트가 대중을 지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 학술적인 관점에서 민주주의는 아테네 직접민주주의(direct democracy)이든 대의(간접)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든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시민의 '책임감'과 '인내심'(톨레랑스, tolerance)이라는 ‘시민됨’(civicness)이 필요한 제도임을 강조한 것이다. 

   
▲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한다. 노컷뉴스 기사는 시쳇말로 “뭣이 중한데?”를 잘못 짚고 있다./사진=노컷뉴스 메인페이지 캡처


예를 들어 아테네 직접민주주의를 꽃 피울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이 광장(아고라, agora)에 나가 공동체의 정책을 토론하고, 추첨으로 공직을 맡으며,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면서 실천하게 되는 '시민됨'의 노력이었다. ‘이디엇‘(바보, idiot)의 어원이 광장에서 토론과 공직 담당에 참여하지 않는 등 ‘공공의 문제에 관심이 없이 오직 사사로운 것에만 매달리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디오테스’(idiotes)에서 나왔음은 의미심장하다. 사실 민주주의는 시민의 참여의 노력과 공공의 문제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운영하기 쉬운 제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주의’의 타락을 우려했던 것이다.

교수들은 대의민주주의에서도 민주주의의 질(quality of democracy)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의 현명한 판단과 인내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자신의 진영이 지지하는 인사가 대통령이 되면 옳고 좋은 것이고, 반대 진영이 지지하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면 잘못된 선거라고 주장하는 것이야 말로 반(反)민주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서는 합법적이고 공정한 투표에 의해 다수결로 정해졌다면 결정을 존중하는 시민의 인내심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한다. 기사는 시쳇말로 “뭣이 중한데?”를 잘못 짚고 있다. 기자는 앞으로는 세미나의 본래 취지와 학자들의 주장을 좀 더 꼼꼼히 읽어 보고, 주장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기사를 쓰기 바란다. 그래야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취중 험담과 학자들의 평생 공부에 기초한 고뇌에 찬 글의 논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언론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 노컷뉴스에 게재된 "개돼지…자유경제원 '귀족엘리트주의'와 상통"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지난 4월 6일 자유경제원 세미나에서 있었던 발표문과 토론문의 참된 의미를 무시하고 왜곡한 글이다./사진=윤서인의 자유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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