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국내·외 공장실적의 희비가 엇갈렸다. 

SUV수요가 늘어나며 플러스성장을 이어간 중국과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런 현상은 수출물량의 감소도 있지만 국내 생산라인의 효율성저하와 가격경쟁력하락이 주요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SUV수요가 늘어나며 플러스성장을 이어간 중국과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런 현상은 수출물량의 감소도 있지만 국내 생산라인의 효율성저하와 가격경쟁력하락이 주요요인으로 꼽히고 있다./현대자동차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실적중 중국 공장 판매는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생산 판매량은 총 52만3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미국 공장 판매량도 19만8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LF소나타와 산타페 더 프라임 등 주요 인기모델들이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싼타페'를 지난 5월말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것이 판매 호조세를 도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국내 공장 판매 실적은 감소세를 보였다. 상반기 국내 공장 판매량은 총 86만1000여대로 전년대비 8.2%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수출물량 감소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LF소나타, 아반떼AD, 싼타페 등 주요 인기모델들을 생산, 활발히 해외로 수출해 오고 있다.

반면 올 해 상반기에는 기존 재고 물량이 판매되며 국내 공장의 수출문량이 줄었으며 마땅한 신차가 없었던 것도 실적부진에 일조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톱을 향해 불철주야 노력중인 현대차가 노조의 이기주이에 발목 잡혀 비효율적인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맹점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1~2위 업체인 토요타와 폭스바겐과 비교해 종업원 1인당 매출액, 영업이익, 생산성 면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임금은 두 회사에 비해 높은 편이다. 

현재 현대차 노조원들의 평균연봉 9700만원이다. 이는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평균 연봉 7961만원과 독일 폭스바겐의 7841만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런 상황들을 전혀 살피지 않고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를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의 중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현대차는 샌드위치가 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집중해야 될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뿐 아니라 내부의 노조와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미디어펜


난국의 상황이다. 돌파구마련을 위해 신차와 신기술 계발에 총력을 다 해도 부족한 상황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발판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파업으로 공장의 생산라인을 멈춰서게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집중해야 할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뿐 아니라 내부의 노조와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현대차는 하반기 새로운 전략으로 굵직한 신차를 통해 판매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내외적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경쟁 심화가 예고되는 만큼 신차 전략으로 수요를 뚫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하반기 i30, 그랜저의 풀 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i30은 지난 2007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5년 만에 풀체인지 된다. 현대차는 유럽을 비롯한 주력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출시될 모델의 판매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i30와 그랜저 덕분에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노조측의 파업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하반기 공장 판매 실적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부터 계속돼온 파업으로 인한 국내 공장의 생산차질 규모는 29일 기준으로 1만80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영향을 배제할 순 없지만, 파업은 지난해에도 계속돼 온 부분인 만큼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라면서도 "원활한 공장 운영을 위해 빠른시일내에 마무리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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