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해결후 새누리당 혁신 다걸기해야 내년 대선 승리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수수한 잠바아저씨' 이정현대표가 보수정당사에서 '홍해의 기적'을 일으켰다. 자칭 '근본없는 놈'이 새누리당의 수장이 되는 대파란이 일어났다. 별 볼일 없는 31년전 당료로 출발해 무려 17계단이 뛰었다.

호남출신이 영남을 근거지로 하는 새누리당 당수가 된 것은 대이변이었다. 조직과 세력, 지지기반도 없는 3무환경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흙수저도 땀과 열정 헌신 비전을 보여주면 얼마든지 금수저가 될 수 있음을 실증했다. 모두가 비웃어도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두 날개를 힘차게 퍼덕였다.

국민들과 당원들을 섬겼다. 차림새도 푸근한 아저씨다. 전혀 거부감이 없다. 시골농투덩이다. 새누리의원하면 연상되는 좋은 학벌, 스마트한 외모, 권위적인 풍모, 부자, 꼰대이미지가 전혀 없다. 그의 17계단 신화는 한국정치사에 신선한 감동을 준다. 헬조선하면서 한국을 비하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자극제가 된다.

외모는 시골아저씨지만, 치밀한 사고와 메모, 이슈정리 등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당료시절부터 꼼꼼히 메모했다. 성실하고 꼼꼼한 메모습관은 박근혜대통령이 당대표를 맡던 2004년에 위력을 발휘했다.

한나라당 부대변인에 발탁된 것. 박대통령의 모든 발언과 의미를 수첩에 적었다. 박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출입기자들의 질문이 있을 때마다 수첩을 보면서 곧바로 설명해줬다. 박대통령이 주요 발언을 할 때마가 기자들은 이대표부터 찾았다.

   
▲ 당료로 출발해 31년만에 17계단이나 뛰어 올라 새누리당 대표가 된 이정현 의원은 대표적인 흙수저다. 이정현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새누리당의 과감한 혁신이다. 그는 당대표 출마 이후 "새누리당을 죽여야 산다"고 강조했던 만큼 모든 것을 뜯어 고치는 과감한 개혁과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미디어펜

외모는 장비처럼 생겼지만, 지모와 책략도 갖췄다.

이대표는 가슴 벅찬 영광을 채 즐기기도 전에 무거운 책임을 안았다. 영광의 순간은 짧고 헤쳐가야 할 이슈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큰 단기과제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국론분열을 해소하는 것. 성주지역 주민들과 밤샘토론과 대화를 해서라도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당장 성주로 내려가야 한다. 이대표 특유의 뚝심과 소통력, 진정성으로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도 마련해야 한다. 사드문제가 더 이상 국론분열이 되지 않도록 당이 지원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게 당이 총대를 메야 한다.

설령 이대표가 주민들에 의해 억류되고, 일부 계란 세례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인내해야 한다. 그게 좋다. TK의원 전원이 성주에 가서 국가안보를 위해 대승적 협조를 해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외부세력은 단호히 차단해야 한다. 야당의 분열책동을 막아야 한다. 옛 통진당 등 극좌좌파세력들이 선동하는 것도 주민고 함께 발본색원해야 한다.

개각 이슈도 있다. 박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위한 안정적 국정운영과 쇄신을 위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각이 필요하다. 개각은 폭이 컸으면 한다.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면서도, 자기철학과 소신이 있는 인사가 바람직하다. 박근혜정부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위해선 개각과 함께 당정이 똘똘 뭉쳐야 한다. 

이정현대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새누리당의 과감한 혁신이다. 바꾸고 뜯어고쳐야 한다. 그는 당대표 출마이후 "새누리당을 죽여야 산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려면 불가피하다고 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지금의 새누리당은 이념잡탕당이다. 정체성이 흔들린다. 대한민국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철학이 부족하다. 툭하면 좌파의 경제민주화로 쏠려간다. 성장보다는 반시장적 반기업적 규제와 분배, 형평에 집착한다.

이대표는 새누리당의 이념적 정체성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그동안 19대의 유승민 원내대표와 20대 정진석 원내대표의 국회 대표연설은 좌파 경제민주화 철학에 경도돼 있었다. 새누리 지도부를 보면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부족하다.

공자는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에는 흙손질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현재의 새누리는 썩은 나무가 가득하다. 더러운 흙들도 많다.  

기득권도 다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의원에 대한 온갖 특혜 특권을 포기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 회기 중 불체포특권 포기와 허위폭로 발언등에 대한 면책조항 개선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세비조정, 항공료및 KTX요금 지원등 출장비 지원, 의원연금 제도 개선 등도 미뤄선 안된다. 9명까지 채용할 수 있는 보좌관및 비서관 축소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김영란법도 개정해야 한다. 이해충돌방지조항을 부활시켜서 국회의원등 고위공직자 자녀 등 특수관계인의 관련기관 채용등을 규제해야 한다. 지역민 민원수용을 이유로 제외한 국회의원에 대해서만 부정청탁금지 조항에서 예외 인정한 것도 원상복구시켜야 한다.

이대표가 새누리당만이라도 국민눈높이에 맞춰 개혁한다면 기회가 있다.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집나간 토끼들이 돌아오게 할 수 있다. 중원에서 이리저리 뛰는 산토끼들도 모셔올 수 있다.
언론의 새누리당배싱도 줄어든다.

조중동은 새누리당 공천과정과 총선이후 끔찍할 정도로 매질을 가하고 있다. 소위 친박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비난과 비판을 가하고 있다. 메이저들의 과도한 매질은 불쾌한 감이 있다. 조선의 경우 언론권력의 오만함이 드러난다. 자신들이 새누리의 후보를 창출하겠다는 편집의도가 엿보인다. 친박을 배제하려는 노골적 경향도 감지된다. 중앙은 보수에서 일탈해 중도좌파적 성향도 보인다.

   
▲ 9일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의원이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미디어펜

내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새누리당 혁신이 메이저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미워도 다시한번이다.

계파청산도 화급한 현안이다. 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친박 비박 등의 계파를 없애겠다고 했다. 말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전당대회 직전에 계파보스급들의 오더투표등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나타났다. 친박과 비박계간에는 여전히 앙금이 존재한다. 김무성 전대표는 노골적으로 비박계수장을 자처하고 있다. 화학적 결합은 어렵더라도, 내년 대선까지는 당의 단합과 화합이 절실하다.

이대표가 김무성 전대표, 김문수 전경기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의원 등 대권후보를 잘 관리해야 한다.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대선경선 룰을 만들어야 한다. 외부인물도 모셔와야 한다.

지금의 새누리당 대권후보는 국민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급격히 추락했다. 야권 문재인 김종인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손학규 등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소위 도찐개찐이다. 이대로가면 내년 대선은 야당이 잡는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대표도 이점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적 신망을 받는 외부인사가 영입돼야 하다. 대권주자군을 대폭 넓혀야 한다. 판을 키워 흥행을 유발해야 한다.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유력한 외부메기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대로 국내에 돌아오면 반총장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삼아야 한다. 내부출신과 외부메기들이 공정한 경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경제회복과 선진부국 진입을 위한 철학과 비전, 투자및 일자리창출, 확고한 안보태세 구축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반기문총장을 자칫 친박의 옹립이나 추대로 꽃가마 태우는 것은 최악의 카드다. 정치공학적으로 대선주자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금새 사라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시녀정당, 내시정당, 하청정당등의 비아냥을 듣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 청와대와 당간에 긴밀한 협조는 필수적이다. 집권여당은 박근혜대통령의 국정개혁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국 민의 생각과 시중여론을 가감없이 박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일도 해야 한다. 시중여론은 청와대에 너무 좋지 않다.

이대표는 박대통령의 의중과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안다. 당료시절 뿐만 아니라, 박대통령의 당선이후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등을 거쳤다. 대통령의 심중을 정확히 아는 만큼,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정치와 행정은 다르다. 행정은 일사분란한 지시와 이행이 중요하다. 정치는 하모니다. 이견들을 조정하면서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

이대표는 박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의 안정적 관리와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사사건건 반대하고, 발목만 잡는 더민주와 국민의 당 대표들과 힘겨운 샅바싸움을 벌여야 한다.

소통하면서 이견을 해소해야 하지만, 때론 단호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당리당략과 포퓰리즘적 선전선동에 대해선 맞서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잘 활용해야 한다. 박대통령의 지지율은 지금 30%대에 머무록 있다. 이를 50%대로 올려야 한다. 11월이면 임기가 종료되는 미국 오바마대통령은  지지율이 50%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박대통령도 오바마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야당대표와는 소통기회를 늘려야 한다. 만나서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라도 대화는 해야 한다. 야당에 불통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조중동과 지상파방송 간부, 여성언론인들과의 오찬만찬 기회도 좀 더 가져야 한다. 언론인들이 박대통령에게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많다. 언론인과의 접점을 확대하면 박대통령에 대한 오해와 불신도 걷어질 것이다.

박대통령은 현장에 가면 많은 국민들이 환호한다. 재래시장등에 가면 상인들이 열광한다. 소규모 모임등에서 강연이나 연설도 수준급이다. 차분하면서도 생생한 비유를 곁들여 하는 특강등은 눈에 귀에 들어온다.

이대표는 박대통령이 좀 더 현장행보를 많이 하도록 권유해야 한다. 같이 다니는 것도 바람직하다.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 청년일자리 저출산 해소등과 관련한 곳에 자주 다녀서 민심을 경청해야 한다. 박대통령은 요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에서 근엄하고 무거운 말씀을 하는 것들이 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찾아가 위로하고 희망을 북돋워주는 장면들을 많이 보여줬으면 한다. 
이 대표앞에는 험난한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감격은 잠시다. 가야할 길이 멀다. 그 길은 포장길이 아니다. 비포장도로와 울퉁불퉁한 길들이다. 걸어가야 한다. 뚜벅뚜벅 가야 한다.

새누리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이대표는 취임후 기자회견에서 주말도 없이 일하겠다고 했다. 이대표 때문에 못살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표의 그동안의 행적을 감안하면 일하는 정당은 허언이 아니라고 기대한다.

이대표에겐 힘들지만, 그 꿈은 버릴 수는 없다. 꿈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땀과 눈물을 흘리는 자에게만 주어진다. 이대표의 꿈이 실현되길 바란다. 그 대의에 이대표 자신을 봉헌하면 된다. 해야 할 미완의 과업을 완수하는 데 신명을 다 바쳐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