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캡처

[미디어펜=정재영 기자]20세를 대상으로 한 드라마가 이렇게 자극적이어도 괜찮을까. 게다가 드라마의 극적인 재미만 추구하느라 개연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말았다. 27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극본 민지은 원영실, 연출 권혁찬 이민우)’의 이야기다.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이하 신네기)’에서는 돈에 의해 권력이 생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은연중에 형성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신네기’는 물질에 대한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인물들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려 한다. 이는 재미보다는 오히려 불편함을 안길 뿐이다.

게다가 극중 인물들은 대부분이 성인이 아닌 학생으로 설정돼있다. 학생들이 오로지 자본에 목메는 듯한 오버스럽고 과한 연출은 캐릭터에 부자연스러움을 입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복자매인 최유나(고보결 분)의 도를 넘은 행동 또한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는 은하원(박소담 분)에 대한 지나친 유언비어를 퍼트린다. 이로 인해 하원이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받는 모습 또한 불편하다.

동급생들이 하원에게 ‘회장의 첩’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재미를 위해 윤리적인 부분을 상당수 포기한 느낌이다. 특히나 주인공이 ‘깨끗한지 보겠다’며 가위로 옷을 찢으려는 부분은 드라마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 된다.

이처럼 자극적인 소재에 신경을 쓰다 보니 드라마로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다루는 것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개연성 없는 감정을 이끌다보니 서로가 사랑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세세하지 못하다.

‘신네기’는 여타 장르물들과는 달리 특징 없이 오로지 캐릭터들의 러브라인만으로 드라마를 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이때까지 하원과 강현민(안재현 분)을 위주로 진행되던 스토리가 갑자기 강지운(정일우 분)으로 포커스가 옮겨가며 시청자들은 다소 얼떨떨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주인공들의 연기력에도 빈 부분이 생긴다. 특히 정일우는 극중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하원을 향해 조금씩 커지는 애틋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지금까지 박혜지(손나은 분)를 바라보던 그가 하원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지 미지수다.

‘신네기’는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만큼 깊은 의미나 탄탄한 전개보다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방송으로서 어느 정도의 완성도는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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