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강화' 전자·IT업계 긴장…트럼프 인맥쌓기 나설 듯
[미디어펜=신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리 재계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공약을 펼친 것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재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미국 새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리 재계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공약을 펼친 것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MP카드뉴스 이미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자는 경제 부분에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의견은 여러 차례 밝힌바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900억 달러의 무역 흑자 중 미국에서 올린 것이 30%가량 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분명 우리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대미 수출 비중이 상당한 전자·IT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자·전기·IT부품산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반도체 분야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전자·IT 제품의 대미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 체제에서 가장 우려가 큰 품목은 스마트폰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IT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현실화 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IT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제품은 스마트폰"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26%, LG전자 13% 등 한국 업체의 점유율이 39%로 애플(37%)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이 더 어려울 수 있다.  

TV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수익성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높다. 

반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NH투자증권 이세철·고정우·최준영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국내 IT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IT산업 영향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는 영향 미미, 2차전지, 전기·전자, 정보기술(IT) 부품 산업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 지난해 우리나라 900억 달러의 무역 흑자 중 미국에서 올린 것이 30%가량 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분명 우리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대미 수출 비중이 상당한 전자·IT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연합뉴스


반도체의 경우 트럼프 당선에 따른 아이폰7의 중국 판매 둔화가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국 내 판매 비중 확대와 반도체 탑재량 증가로 반도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차전지의 경우 트럼프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관련 전자·IT업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시 한 발언들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책적 틀이 나온 뒤에야 대응책 마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특히 트럼프 정부의 참모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서 정책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전자·IT업체들은 '트럼프 인맥' 쌓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정·재계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인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자문단에 포진한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이사장만이 국내 재계 인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퓰너 전 이사장과 인연이 있다. 

수출의 중요 시장인 미국에서 원만한 교류를 이어나기 위해서라도 개별 기업 차원에서 '트럼프 라인'의 새로운 인맥을 구축하기 위해 접촉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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