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깎아내려 '나쁜 사람’을 만들 수 있는 일이라면 사실과 관계없이 언론들이 너도나도 달려들어 칼을 휘둘러댄다. 이러한 언론들이 대중을 선동하는 주범이다. 

12월 6일, 3대 지상파 방송사의 하나인 SBS에서 또 한 번 희대의 악의적 선동의 예가 나왔다. SBS의 보도가 왜 악의적인 선동인지, 보도의 흐름을 재구성하고 선동 포인트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더군다나 왜곡 보도의 책임은 교묘하게 회피해 갈 수 있도록 탈출구까지 만들어 놓았다. 

<기사개요>
● 매체 : SBS
● 기사명 : [단독] 세월호 침몰 때... “대통령, 흐트러진 머리 연출”
● 기자: 이세영 (230@sbs.co.kr)
● 등록일자 : 2016년 12월 6일 (화)

보도가 선동의 주 대상으로 삼는 시청자는 두 종류인 것 같다. 첫째,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를 주장하며 집요하게 달려들던 사람들. 이들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몇 년간 의혹을 던져왔다. 어떻게든 7시간에 대해 안 좋은 증거가 나오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러한 보도라면 당연히 두 손 들어 환영한다. 게다가 SBS라는 커다란 언론에서 실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에도 힘을 실을 수가 있다. 둘째, '세월호 7시간’ 이슈의 존재도 몰랐고, 그 이슈의 내용도 잘 몰랐던 사람들. 위에 언급한 첫 번째 대상은 사실 이미 시선이 고정된 이들인지라 추가로 선동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선동의 주 고객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무차별 악마화(demonize) 작업은 이미 제법 성공을 거둬 거리로 뛰어나가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평소에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음에도, 박 대통령에게 고개를 젓는 이들 역시 많다. 이들에게 '세월호 7시간'을 이용한 보도는, 그야말로 박 대통령에게 흠결을 하나 더 만들어내어 손가락질할 거리를 만들어낸다. 이른바 선동인 것이다. 이제 그 선동의 과정을 앵커들의 프레임 셋팅부터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4월 29일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유족으로 보이는 한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늘(6일) 8시 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의 비밀, 그 일단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단독 보도로 시작하겠습니다. 세월호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던 그 절박한 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중앙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깔끔한 헤어스타일이 부담스러웠던 듯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프레임은, 주의를 집중시키는 역할(Attention getter)로서 시청자가 보는 방향을 설정하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포인트들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원초적 흥미를 돋우고 있다. '비밀', '충격적인', '단독' 등의 단어를 통해 무언가 대단한 것이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비밀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본능이다. '충격적’이라는 말로 시청자로 하여금 충격적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유도한다. '단독’이라는 단어를 통해서는 우리만 보도하는 특별히 '중요한’ 보도라는 느낌을 준다. 

이어서 교묘한 말장난을 하고 있다. '비밀의 일단을 보여준다'라며 사실인양 단어를 구사하고 있다. '일단(一端)'은 사전적 의미로 '한 부분’이라는 뜻이다. '비밀의 일단’이라고 하면 '비밀의 한 부분’을 '팩트’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의혹에 대한 보도'라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그 일단에 대한 충격적인 단독 보도'라고 했을까?
 
또, 선정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을 또 빼놓을 수 없다. '세월호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던 그 절박한 시간에 머리 손질'이라고 한다. 시청자 감정을 자극할만한 표현이다. "아니,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애들이 죽고 있는데 머리나 만지고 있어?"라고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한가지 더 교활한 행태가 추가된다.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 그렇다. '증언이 나왔다'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가장 뒤로 뺐다. 앞에서 한껏 자극한 뒤, '증언이다'라고 하여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교묘하게 피해 간다. 자신의 왜곡 보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심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각을 해봐라. 이미 사람들의 스탠스는 거의 고정되어 버렸다.

앵커가 시청자의 시각을 셋팅해 놓았다. 이제는 그 증거들을 보여줄 차례다. 그 증거는 물론 앞서 말한 “세월호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던 그 절박한 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중앙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깔끔한 헤어스타일이 부담스러웠던 듯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듣는 사람들은 이들이 이후 말하는 것들이 증거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SBS에서 증거라고 하니까 증거라고 들으며 믿어버리기 십상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2015년 4월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에 대한 애통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처음 나오는 증거는 "심하게 부는 바람에도 끄떡없을 만큼 대통령의 머리 모양은 단정한 상태입니다."이다. 사실 이건 스프레이만 뿌려도 가능한 거다. 이게 연출했다는 증거가 되는가? 시간을 오래 쏟았다는 증거가 되는가? 또 전문가라며 긴 경력의 두 명의 미용사를 인터뷰한다. 

30년 경력 미용사 : 일반인들이 그냥 머리 집에서 한 드라이한 느낌? 항상 머리가 우아했던 것 같은데….
38년 경력 미용사 : 손질 안 된 머리 풀고 다시 얹었을 때 이런 머리 나오지, 미용실에서 일부러 이렇게 할 수는 없죠.

이 두 인터뷰 내용이 박 대통령이 부스스한 모양으로 이 날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거라고 말할 수 가 있나? 그러나 시청자는 이미 '전문가', 그리고 '30년/38년 경력'에 휙 넘어갔다. 잘 보면 알겠지만, 심지어 38년 경력 미용사가 이야기한 것과 이들이 주장하는 '부스스한 연출'은 서로 모순이기까지 하다. 미용실에서 일부러 이렇게 할 수 없다는 내용인데, 이들의 주장은 '미용사가 일부러 연출해줬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이라는 주장의 증거라며 박 대통령 전속 미용사와의 대화 내용을 등장시킨다. 방송에서 틀어준 녹음 내용은 사실 잘 들리지도 않는다. 그리고, 기자가 질문하는 부분은 어찌된 일인지 녹음내용을 들려주지 않는다. 녹음소리가 아주 희미한 것을 보니 어쩐지 몰래 녹음한 것 같기도 하다.

기자 나레이션: "머리 상태가 왜 평소와 달랐는지를 묻자 뜻밖의 이야기를 합니다." 
박 대통령 전속 미용사: 그건 일부러 왜냐면 옷을 그런 옷을 입으시잖아요. 그리고 그때 좀 비상사태였잖아요. 
기자: 일부러 그렇게 (머리를 하신 거예요)? 
박 대통령 전속 미용사: 그런 거죠.

이것이 '자신(미용사)이 그렇게 일부러 부스스하게 연출해줬다’는 말인가? 미용사가 '그런거죠'라고 한 대답이 그렇게 판단할 근거가 된다는 말인가. 이것만으로는 머리를 해준 주체가 누구인지는 분명치 않다. 미용사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줬다는 증언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앞서 그날 아침에 자신이 머리를 해줬다는 이야기 외에는 없다. 그러나 SBS는 그에 대해 이렇게 자기들이 결론짓는다. 

"대통령의 중앙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민방위 복을 입는 것에 맞춰 일부러 머리를 부스스하게 했다는 주장입니다. 박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이 결정된 시각은 당일 오후 3시, 원장 말대로라면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을 앞두고 다시 머리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과연 그런가? 원장의 말에 대해서 자기들 멋대로 결론을 내린다. 앞서 언급한 30년/38년 장기 경력 미용사 멘트, 그리고 박대통령 전속 미용사의 멘트는 다 더해도 이런 식의 결론은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껏해야 '가능성', '의혹' 정도 아닌가. 여기서 한 술 더 뜬다. 

기자 나레이션: 하지만 원장은 청와대에 몇 시에 다시 갔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 전담 미용사 : 말 잘못했다가는 죽음이죠, 몇 시(에 갔는지) 이런 건 모르겠는데…. 

'말 잘못했다가는 죽음이죠’는 여러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만일 “폭로하면 죽음이죠”라고 했다면 모를까, 악의적인 편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취재진은 2주일에 걸쳐 A원장을 만났지만, 나중에 다 밝혀질 거란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박 대통령 전담 미용사 : 나중에 다 밝혀질 텐데. 제가 할 말이 없어요. 

이걸 보면 마치 미용사가 입막음 당한 것 같은 뉘앙스를 준다. 이 미용사는, 잘 모르겠으니 나한테 묻지 말고 그냥 결과 나오면 봐라, 하는 말 아니었을까. 실컷 선동한 뒤 마지막에 책임회피용 멘트를 던진다.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 보도가 '의혹’을 보도하는 것임을 인정하는 말이다. 빠져나갈 문을 만들어놨다. 참으로 비열하다. 그런데, 나도 궁금하다. 이 언론은 정말 진실이 궁금하기는 궁금한 것일까. /이응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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